꼰대인턴 마지막회 앞두고, 갑질도 있고 을질도 있다 :: 포스트21 뉴스

꼰대인턴 포스터 

[포스트21 뉴스=오현진 기자] 갑질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흔히 등장한 소재였다. 갑질을 대표하는 영화로는 ‘베테랑’이 있다. 무려 관객 1,300여만 명을 동원했다. 실제 벌어진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화제가 됐다. 

 

미디어 속 갑질은 비논리적이며 지극히 자극적이었다. 그 틀을 깬 것이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이다.  드라마 ‘꼰대인턴’은 박해진(가열찬 역)과 김응수(이만식 역)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라면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김응수 밑에서 온갖 수모를 겪었던 박해진은 이직한 회사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응수는 임원진 승진을 앞두고 좌천돼 우여곡절 끝에 박해진의 부하직원이 됐다. 

‘꼰대인턴’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흔한 제도로 정착하지 않았지만 ‘시니어 인턴’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극적 재미, 공감을 유도해 수목드라마 제왕을 차지했다.  

직장인이 겪는 갑질이란 

직장인이 겪는 갑질의 종류는 다양하다. 사회적 정의와 도덕적 선을 넘는 갑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해서 참고 넘어가야 ‘사회생활 잘한다’는 갑질이 더 많다. 

‘꼰대인턴’에서 김응수의 갑질은 누가 봐도 부당한 권력형 갑질이었다. 반면 박해진의 갑질은 흔히 있을 법하고 지금 내가 겪었지만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수위의 갑질이었다. 

손종학(안상종 역)은 전형적인 직장 상사에게서 볼 수 있는 갑질을 연기했다. 손종학은 박기웅(남궁준수 역) 라인으로 사회생활에서 줄을 잘 서는 직장 상사를 연기했다. 

고건한(오동근 역)과 박아인(탁정은 역)의 갑질은 텃새 정도로 볼 수 있다. 인턴이나 신입사원은 입사하면 새로운 조직에 적응해야 한다. 적응 과정에서 누구나 선배 직원에게 갑질을 당할 때가 있다. 

‘직장생활은 다 그렇다’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참을 수밖에 없는 위치라서 약간의 부당함은 견디는 사회 초년생이 많다. 

을질도 만만치 않다 

인턴으로 입사한 한지은(이태리 역)과 노종현(주윤수 역)은 요즘 젊은 세대들을 대변하는 을질을 했다.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상사의 억울함이나 분함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자신의 신조대로 행동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며 행동했다. 

을질의 대표적인 피해자는 박해진이다. 여기에서 ‘꼰대인턴’이 지금껏 갑질을 다룬 드라마와 어떻게 다른지를 알 수 있다. ‘철이 없다’라는 표현을 빌려 말할 수 있겠다. 

박해진은 노종현을 보호해주려는 상사였다. 반면 노종현은 박해진이 자신의 기획안에 한 낙서를 보고 분노한다. 하나만 잘못해도 바로 돌아서는 을질의 모습이다. 갑질을 하는 상사가 마냥 갑질을 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 잘 드러난다. 

한지은 역시 짝사랑했던 박해진의 좋은 점을 다 알면서도 직설적으로 꼰대라고 말한다. ‘꼰대인턴’에서 박해진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은 ‘낀 세대’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윗선의 갑질에 시달리다가 이제 숨통이 트일 만하면, 부하 직원은 자신들의 주장만 관철시키려고 한다. 가운데 낀 박해진은 이곳저곳에서 수난을 당한다. ‘꼰대인턴’은 ‘낀 세대’에 해당하는 직장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미스터트롯이 참여한 OST, 돋보이는 화제성

‘미스터트롯’의 참여는 화제성이 돋보인다. ‘꼰대인턴’은 OST에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참여한다고 홍보해왔다. 트롯과 드라마 OST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미스터트롯 열풍에 의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있었지만 반응은 전혀 달랐다. 

가장 주목받았던 OST는 영탁의 ‘꼰대라떼’와 김희재의 ‘오르막길’이었다. 꼰대라떼는 영탁의 밝은 분위기와 경쾌한 가사로 직장인들의 마음을 충분히 대변했다. 영탁의 신나는 무대매너까지 더해져(꼰대인턴 방구석 팬미팅 방송) 화제가 됐다. 

김희재가 부른 ‘오르막길’은 리메이크 버전이었다. 이미 유명한 가수들이 불러 유명한 노래였으며, 김희재는 트로트가 아닌 발라드로 소화했다. ‘꼰대인턴’ 애청자라면 오르막길을 들으며 마치 박해진과 김응수의 관계를 떠올렸을 것이다. 

‘꼰대인턴’ 뮤직비디오에도 쓰러진 김응수를 박해진이 엎고 뛰는 장면, 해고를 당한 김응수를 박해진이 찾은 장면이 등장한다. 가사처럼 함께 박해진과 김응수는 함께 오르막길을 오르는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꼰대인턴’은 마지막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 성적이 좋지 못했던 MBC에 ‘꼰대인턴’은 분명한 선을 제시했다. 진짜 시청자가 원하는 드라마가 무엇인지 ‘꼰대인턴’ 흥행을 통해 느꼈을 MBC가 어떤 드라마로 찾아올지 작은 기대감을 가져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