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갓뚜기가 된 사연 ::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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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한국에서 재벌, 대기업은 자주 사회적 이슈가 된다. 기업의 힘이 워낙 강력한 데다가 냉정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효율과 성장만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는 특성 때문에 한국에서 기업은 언제나 사회적인 책임이 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담을 생산해내며 ‘갓’이라는 칭호를 얻은 기업이 있다. 바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다. 

오뚜기의 역사

오뚜기의 역사는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흥화학공업의 사장 함영준의 장남, 함태호가 식품부를 데리고 나와 따로 풍림상사를 세운 게 기원이라고 한다. 창업 초기, 국내 식품시장은 제일식품과 한국에스비식품이 양분하고 있었다. 

일본의 다양한 상품들이 들어와 있었는데, 오뚜기는 이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카레라이스와 케찹, 마요네즈 등을 출시하며 사업을 이어나갔다. 쓰러져도 계속 일어난다는 회사명처럼 항상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과 제품을 내놓으며 성장을 이어나갔다. 

1973년 풍림상사는 오뚜기 식품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식초와 카레, 미원 등 다양한 소스를 기반으로 한 제품들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1981년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3분 카레와 짜장을 출시했으며 1987년에는 오뚜기라면을 창립해 라면사업에도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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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상장 이후에는 해외로까지 제품을 출시하며 명실공히 국내 식품계의 강자로 등극했으며 라면 시장에서도 점유율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한 오뚜기는 갑작스러운 성장 없이 내실을 다지며 꾸준히 규모를 키워 오늘에 이르렀다. 

청렴한 기업, 갓뚜기

출시하는 제품들이 하나같이 오래된 제품들이 많은데, 소비자들은 오뚜기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는 갓뚜기다. 오뚜기의 창립자인 함태호 명예회장이 2016년 별세했을 때도 네티즌들이 그의 행적을 떠올리며 애도했을 정도. 

대체 오뚜기는 왜 갓뚜기라 불리게 된 것일까? 그 원동력에는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오뚜기만의 정신이 있다. 창업주 함태호 회장은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경영철학을 남겼을 정도로 정규직 채용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실제로 오뚜기에는 비정규직이 1% 남짓인데, 그나마 있는 비정규직도 경력단절 여성을 파트타임 형태로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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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에도 끊임없이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사정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 수술을 후원하고 있으며 석봉토스트가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토스트를 나눠준다고 하여 석봉토스트에 들어가는 소스를 무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중요한 건 오뚜기가 자신들의 이러한 선행을 앞에서 드러내놓고 밝히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당연한 일을 하는 것처럼 뒤에서 남모르게 선행을 베풀고 있어 이들의 진정성이 인정받는 것이다. 

재벌가의 귀감이 되는 갓뚜기의 이미지는 만들어진 것인가?

기업 오너 일가의 이미지 역시 갓뚜기의 설립에 큰 역할을 했다. 일단 상속 과정에서 큰 부정이 저질러진 것도 아니고, 거액의 상속세를 온전히 납부하여 재벌가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함영준 회장이 개인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도우는 활동도 많이 하고 있으며 선친의 유언에 따라 개인적인 기부도 매월 하고 있다. 

라면값 역시 무려 12년간 동결하며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행보를 보이는 기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갓뚜기라는 찬양에 비판을 하는 이들도 있다.  오뚜기가 대한민국 기업들 중에 청렴한 편인 것은 사실이지만, 오뚜기라고 완전히 청렴하거나 깨끗한 기업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부과되는 업무량이 많다고 하며 식품위생법 위반을 한 적도 있다. 일감 몰아주기식 편법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오뚜기가 우리나라 중견, 대기업 가운데에서는 유례없이 깨끗한 편이라며 갓뚜기라는 찬양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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