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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워너비 이석훈 / 사진 인스타그램

[포스트21 뉴스=구원진 기자] 최근 SG워너비 멤버 이석훈이 여심을 저격하며 2021년 상반기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이석훈은 지난 4월 MBC ‘놀면 뭐 하니’ 제작팀이 기획하고 있는 남성 발라드 그룹 MSG워너비 제작에 자문 역할로 SG워너비 멤버 김용준, 김진호와 함께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2000년대를 휩쓸었던 주옥같은 노래 ‘Timeless’, ‘내 사랑’, ‘라라라’, ‘살다가’, ‘아리랑’ 등을 열창하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방송 후 클립 VOD 누적 재생 수는 네이버 및 유튜브 등을 통틀어 지난 5월 6일 기준 무려 2천783만5,000회를 돌파했다. 2018년 이후 공식 활동을 중단한 SG워너비의 음원 차트까지 역주행을 끌어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석훈이 재조명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하얀 티에 베이지색 오버핏 양복을 편하게 착용한 이석훈은 노래를 부르며 여심을 저격했다. 

열창하는 그의 표정과 손짓, 미소에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마음을 빼앗겼다는 댓글을 달았다. 특히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가자로 나왔던 차승원이 이석훈으로 밝혀지며 노래 실력은 물론 예능감까지 선사한 것. 이석훈은 블라인드 테스트에 김동율의 ‘감사’와 이승기의 ‘넌 내 여자니까’를 불러 유야호(유재석)의 원픽을 받기도 했다.

 

SG워너비 이석훈 / 사진 인스타그램

이날 각종 맘카페와 SNS에는 “이석훈의 보이스와 열창하는 모습에 반했다.”, “방송 보는데 갑자기 내 마음에 ‘훅’하고 들어왔어요.”, “뭐야! 유부남이야? 내가 유부남에게 빠지다니!”, “저 표정... 유부남이 날 유혹했다, 당신은 유죄”, “표정과 손짓까지 설렌다”, “넌 내 여자니까 노래가 저렇게 좋았나?” 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 각 방송사는 이석훈이 출연했던 지난 방송들을 소환해 VOD로 올리며 클립 시장을 휩쓸기도 했다. 

이석훈은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맙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다”며 “그냥 좋아하는 걸 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또 조용해지겠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노래하고 있을 테니까 가끔씩 찾아와 달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팬들은 “조용해지지 않을 것”, “제2의 전성기가 찾아오길”, “오빤데 지금은 누나 하고 싶어요”, “엄마, 나 이제 유부남 좋아해” 등 3,415개의 댓글과 11만 6,365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이후 이석훈은 4월 마지막 주에 전효성의 FM ‘꿈꾸는 라디오’에 스페셜 MC로 5일간 출연해 팬들에게 단비와 같은 만남을 선사했고, 5월 3일 일요일 저녁 10시~12시까지 브이로그에서 ‘석훈테라피’로 달달한 온라인 만남을 가졌다.

 

SG워너비 이석훈 / 사진 인스타그램

이석훈은 “코로나19만 아니면 팬들과 여행도 가고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질 텐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쉬워 브이로그에 참여하게 됐다”며 “늘 하던 대로 노래부르고, 방송하고 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는지 정말로 잘 모르겠고 꿈같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실시간 댓글로 “잘생겼어요”라는 글이 올라오자, “방송국에는 아이돌을 비롯해 잘생긴 친구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저는 잘생긴 게 아니에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2019년 9월 4일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VOD가 유튜브에 올라왔다. 당시 이석훈은 “하는 일이 잘 안 풀리고 답답한 마음에 점집 네 곳을 찾아간 적이 있는데, 네 곳 다 2017년부터 5년간 대운이 들어온다고 했다”며 “그런데 현재 2019년인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MC 김구라가 “와이프와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했으니 대운이 아니고 뭐냐”고 위로했고 이석훈은 “그런 의미라면 대운이 맞다”고 웃으며 인정했다. 당시 예언대로라면 2021년도 포함된다. 이석훈은 브이로그 ‘석훈테라피’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문신’이라고 답했다. 

SG워너비 이석훈 / 사진 인스타그램

때문에 “출산 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울 것 같아 문신을 지우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눈썹 문신을 하는 게 어떠냐고 조언해 지우러 갔다가 오히려 하고 왔다”며 “이제는 바람에 머리가 날려도 자신 있는 눈썹이 됐다.”고 말했다.  눈썹은 관상학에서 조력자를 뜻한다. 과거에는 자신을 도와주는 형제자매를 의미했는데, 핵가족화가 된 현대에서는 자신을 돕는 귀인을 뜻한다. 이석훈은 “항상 똑같은 방송을 하고 똑같이 노래를 불렀는데 이러한 상황이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번 ‘놀면 뭐 하니’ 방송을 통해 새로운 팬덤이 생겼다면 혹시 이석훈의 눈썹이 그 매력을 발휘한 것은 아닐까? “이석훈이 멋져 보이니 슬쩍슬쩍 보이는 문신까지도 매력 있어 보인다.”고 할 정도로 많은 여성 팬들이 이석훈에게 빠진 상태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지난 5월 12일 로코베리와 듀엣으로 리메이크한 이석훈의 솔로곡 ‘그대를 사랑하는 10가지 이유(2021)’가 뮤직비디오와 함께 발매되며 팬들의 마음에 또다시 불을 지폈다. 2021년 상반기 최고 핫한 스타로 이석훈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  포스트21 뉴스 


 

가수 류세라

[포스트21 뉴스=이예지 기자] 우연히 한 포탈에서 ‘개인이 직접 음반을 만든 전 나인뮤지스 멤버 류세라 양, 그 제작 과정’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작사 작곡, 감독은 물론 자켓 사진 자체 제작, 포토 카드 자체 제작, 저작권 신청, 앨범 로고도 본인이 직접 작업함. 앨범 포장지 주문해서 하나하나 스프레이 뿌려서 포장지에 로고 박음. 배달도 직접 감’ 등 한 누리꾼에 의해 사진과 함께 가수인 류세라 본인이, 직접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이 소개되었는데요. 

포스팅 하나지만 그녀의 열정과 능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궁금했어요. 한때 꽤나 유명 가수였던 나인뮤지스에서 탈퇴한 뒤 대체 어떠한 결심이 있었길래 이렇게 번거로운 수작업이 가능했던 걸까요? 

간절히 꿈꿔오던 아이돌 생활, 과연 내가 바라던 길이 맞는 걸까 
 
나인뮤지스 팀의 리더이자 메인보컬이었던 그녀는 2014년 계약이 만료된 이후 더 이상 기획사에서 활동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많은 아이돌들은 탈퇴와 동시에 정년퇴직을 하게 되죠. 너무 이른 나이에 많은 걸 잃어버린 느낌이 강했어요. 한국에서는 소속사가 있어야 음악 방송이든, 예능이든 출연이 가능한데요. 커다란 시스템 속에서 하나의 쳇바퀴 역할을 하는 것이 힘들 때가 많았습니다.”

 

가수 류세라

작년에 MBN 채널의 예능 ‘미쓰백’에 출연했던 그녀는 자신의 아이돌 시절을 회상하며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해야 했던 데뷔 초기, 첫 방송에서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입었던 가터벨트 등에 대한 이야기를 씁쓸하게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나인뮤지스로 활동한 기간 전체로 본다면 통장에는 월평균 80~90만 원 정도가 정산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정산을 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는 그녀의 말에 화려해 보였던 아이돌 시절이, 보이는 것보다 훨씬 고단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스템에서 벗어나 내가 나를 직접 키워줄 수는 없을까?

소속사가 없이도 스스로 꿈을 좇고 싶었던 그녀는 직접 솔로 앨범을 두 장 발매하고, 세 번의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2016년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벌써 16만 명의 구독자가 모였습니다. 

 

이 채널에서 그녀는 직접 부른 노래로 대중들과 소통합니다. 자작곡과 커버곡을 포함하여 후배 걸그룹들의 신곡 소개, 댄스 영상과 자신의 각종 비하인드 스토리 등 그녀의 활동에 대한 모든 기록들이 여기에 차곡차곡 담겨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이 채널에서 영어로 소통합니다. K팝 열풍과 함께 세계적인 팬들이 그녀의 채널에 몰려와 그녀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가수 류세라

미쓰백에서 무대에 다시 섰을 때에도 그녀는 하루하루 시간을 빠듯하게 쓰며 의상, 무대 연출 등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했다고 말합니다. 힘들지 않았냐는 물음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막상 회사를 나와서 모든 걸 혼자 하다 보니 스태프 한 분 한 분의 노고가 느껴지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합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재정적인 부분, 위태로운 홀로서기를 버티며... 
 
 소속사를 나와 혼자서 2~3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통장 잔고가 바닥을 찍었고, 은행 대출에도 의지하기 시작하면서 위태로운 여정을 겨우 이어나가야 했던 시기도 있습니다. 불안함이 최고조를 달리며 공황장애와 우울증 약을 복용하는 모습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겨울에 난방은 틀고 사니?’ 같은 걱정을 수차례 받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과연 스스로의 선택이 맞는지 회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 그녀는 ‘팬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습니다. 팬들이 가장 소중하기에 손익계산을 전혀 하지 않고 퀄리티가 높은 작품을 싸게 공급하고 싶었던 그녀의 진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은행 빚에,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경제관을 명확히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가수 류세라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음악을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되었고, 그렇기에 더 재정적인 안정에 관한 고민을 하게 되었죠. 요즘은 TV 출연이나 라디오, 강의 등 뭐 하나 쉽게 거절하지 않아요.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발판을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녀는 많은 역경과 고단함이 있었던 지난 길을 후회할까요? 

“새로운 도전은 무조건 힘들 거예요. 더군다나 누군가가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경우라면요. 새로운 경험들과 그 속에서 느끼는 환희는 순간이지만 책임은 계속되거든요. 작년부터 앓고 있었던 우울증과 공황 장애가 쉽게 낫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금 내가 나아지고 있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건강을 되찾으려 애쓰는 이 모든 것이 저에게 새로운 도전입니다.”

그녀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최근 그녀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Korea and Korean Society’ 수업에서 게스트 강사로 참여하며 그간의 자신의 여정과 함께 K팝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학생 중 누군가가 K팝이 앞으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건넸고, 그녀는 덩달아 자신에게도 커다란 숙제가 생긴 것 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녀는 K팝이 더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하여 고민하고 직접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 많은 후배들에게 울림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포스트21 뉴스 

사진 출처 미스터트롯 포스터

[포스트21 뉴스=오현진 기자]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이 스크린에 진출했다. ‘미스터트롯 더무비’는 최근 관객 10만 명을 돌파하며 신종코로나19로 침체된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아직도 일간 박스 오피스 상위권에 링크된 ‘미스터트롯 더무비’. 여전히 건실하고 탄탄한 팬층 덕분에 흥행 역사를 썼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미스터트롯’의 흥행, 미리 알았더라면 

‘미스트롯’의 흥행으로 ‘미스터트롯’ 역시 인기를 누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로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들은 여전히 TV와 광고계를 종횡무진 누비며 홈쇼핑까지 진출했다. 

‘미스터트롯 더무비’ 개봉 소식에 팬들의 기대감은 컸다. 집에서 보는 텔레비전이 아닌, 스크린에서 볼 수 있고 음질이 빵빵한 시설에서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막상 ‘미스터트롯 더무비’를 본 팬들의 반응은 갈렸다. 

‘미스터트롯 더무비’ 내용의 상당수는 ‘미스터트롯’ 경선 무대로 채웠다. 팬이라면 수없이 돌려본 무대다. 영상 앵글이 다르지만 아쉬운 대목이다. 만약 이렇게 ‘미스터트롯’이 대히트를 칠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경연 당시부터 철저히 준비했을지 모르겠다. 

출처 픽사베이 

팬들이 원한 영상은 새로운 것이었다. 그동안 방송에서 전혀 공개되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비하인드 스토리 비중은 높지 않았다. 팬들이 두 번, 세 번 관람하고 싶게 만드는 요소는 분명히 처음 보는 영상일 것이다. 

‘미스터트롯 더무비’를 볼 관람객은 정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미스터트롯’에 새롭게 빠진 팬이 생길 가능성을 생각하면, 팬심의 관점으로 영화는 새로운 스토리로 채우는 것이 좋다. 

1박2일 MT로 보는 케미 

‘미스터트롯’ 팬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영화 속에서 1박2일 MT를 떠나는 모습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차라리 1박2일 MT 비중이 늘어났다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은 있다. 

1박2일 MT 장면은 팬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금 누리는 최고의 인기 앞에서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이었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탑6의 인터뷰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거만함이나 오만함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언제든 이 인기는 사라진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래서 오늘 주어진 무대에 최선을 다한다는 진심이 스크린으로 전해졌다. MT를 떠나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다채롭게 담겼다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은 있다. 장민호, 김희재의 요리 장면을 ‘편스토랑’처럼 다뤘다면 더욱 흥미로웠을 것이다. 한편 ‘패러글라이딩’은 방송된 내용과 유사했다. 

캠으로 보는 탑6 

탑6 중 이찬원을 제외한 임영웅, 영탁,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팬들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탑6의 다양한 일상을 접하고 있다. ‘미스터트롯 더무비’라면, 전국 영화관에 걸리는 ‘미스터트롯 더무비’이기에 고 퀄리티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탑6 개인이 찍은 동영상은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 않았다. 촬영장 한 곳이나 시상식 한 곳에서 찍은 내용이 전부다. 뭔가 정돈된 느낌이 많지 않았다. 

인상적인 장면은 영탁이 자신의 노래에 맞춰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는 장면이었다. 굳이 긴 설명이 필요 없었다. 영탁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했다. ‘미스터트롯 더무비’에서 더 많이 담아야 할 장면이었다. 

‘미스트롯2’에서 만나는 ‘미스터트롯’

TV조선의 신의 한 수를 발표했다. ‘미스터트롯’ 탑6가 ‘미스트롯’ 마스터로 출연한다는 소식이다. 트롯 예능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가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올해 1년 내내 ‘미스터트롯’ 탑6는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TV조선은 대어인 탑6와 함께 ‘미스트롯’ 열풍까지 일으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미스터트롯 더무비’가 팬덤에게 강렬한 인상은 남기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제2의 ‘미스터트롯 더무비’가 개봉한다면 제대로 된 팬심 저격을 하길 바란다.  포스트21 뉴스 

서진 MBC 놀면 뭐하니?

[포스트21 뉴스=오현진 기자] 인형처럼 예쁜 외모에 차분한 말투. 투명하고 순수한 느낌의 메이크업에 프릴, 리본 등으로 장식한 옷. 쑥스러워 입을 가리며 웃고 때론 윙크를 하며 인사하는 모습. 우리가 많이 본 전형적인 여자 연예인의 이미지이다. 

허당끼가 있지만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행동. 어떤 말을 해도 화를 내지 않고 대신 눈물을 쏟을 것 같은 순수함. 미디어가 대중에게 입력한 여자 가수의 이미지다. 그래야 인기가 많다. 왜냐하면 대중은 이러한 여자 가수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만든 정형화된 여자 가수의 이미지이다. 이래야 된다고 암묵적으로 동의해왔다. 

여자는 꼭 핑크색 네일만 발라야 되나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터. 나라마다 여권 신장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여자 가수,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여권 신장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보지 말자. 지금 방송 중인 주말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로 구성된 ‘환불 원정대’ 팀을 꾸렸다. 

말 그대로 나쁜 물건, 잘못된 물건을 샀을 때 당당하게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진 가수다. 나대는 이미지가 아니다. 할 말은 하며, 조신한 척 연기하지 않는 여자 연예인. 얌전한 척 하거나 약한 척 하지 않는다. 질문이 있으면 당당하게 묻는다. 

환불원정대는 치명적인 장점이 있다. 본업을 정말 잘한다. 가수로서 매우 탁월한 재능이 있다.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없을 뿐이다. 헤어, 메이크업, 의상은 미디어가 전통적으로 추구해왔던 사랑스러운 여성미가 없다. 전혀 질 것 같지 않은 비주얼이다. 

이효리가 유재석, 비 앞에서 강한 캐릭터였지만 엄정화, 제시, 화사 앞에서는 침착한 편이다. 유명한 여성 연예인도 서러움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남성 연예인의 지나친 농담이나 행동 앞에서도 얌전해야 했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일부 여자 연예인은 자신의 인기나 실력에 상관없이, 남자 연예인의 예능감을 뽐내기 위한 도구로 쓰였다. 남자 연예인은 때론 폭력적으로 굴었다. 미디어가 은근히 여성은 남성 앞에서 약하다는 것을 주입시킨 꼴이다. 나이가 많은 남자 출연진 앞에서 여성 연예인은 더 약하게 보였다. 

드라마를 봐도 마찬가지다. 아내는 존댓말을, 남편은 반말을 쓴다. 남성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에서 여성은 액세서리, 꽃의 역할을 했다. 

시청률 견인차는 여성과 남성의 동등함

그 틀을 깬 것이 ‘놀면 뭐하니’였다. 정상 자리에 있는 비, 유재석은 이효리의 센 캐릭터를 인정했다. 순수하게 방송으로 보면 이효리가 압도했지만 비, 유재석, 이효리는 동등한 출연진이었다. 

이효리를 주축으로 구성된 ‘환불원정대’는 여성 가수는 연약하고 약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뒤엎은 결과,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성 가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며,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이미지를 추구했더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재미있어서 시청률이 높다고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정형화된 여자 가수의 이미지가 시청률 보증수표라고 믿었던, 보이지 않은 유리천장이 깨진 방송이다.  포스트21 뉴스 


[포스트21 뉴스=오현진 기자] tv조건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은 여전히 핫하다. 올해까지는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이 연예계와 방송계를 장악할 것이란 예측에 그 누구도 반대를 못할 것이다. ‘미스터트롯’의 성공 뒤에는 든든한 팬덤이 있다. ‘미스터트롯’ 팬덤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특별함이 있다. 

연령대를 초월한 팬덤, ‘미스터트롯’

가수에게 팬덤이란 무엇일까. 보통 팬덤은 아이돌 가수에게 적용된다. 10대 때는 이성으로 열광했고 20대는 친구처럼, 30대 이후부터는 동지가 된다.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이 신화다.  1990년대 열풍을 일으켰던 아이돌그룹 젝스키스. 갑작스러운 해체 발표로 당시 팬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 상처는 지금도 남아있다. 

가수와 팬덤이 함께 성숙할 기회가 없었다. 스타라는 매력, 이성적 끌림을 넘어선 무언가를 지금에서야 갖게 된 젝스키스 팬덤. 지금도 꾸준히 젝스키스는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미스터트롯’ 팬덤은 애초에 출범 자체가 다르다. 10대부터 80대까지 두루 있다. 많은 아이돌 팬덤은 10대 비중이 높다. 트롯가수 팬덤은 40대 이상 연령대가 다수를 차지한다. 이러한 경계를 허문 것이 ‘미스터트롯’ 팬덤이다. 

아이돌 팬덤과 트롯 팬덤의 장점을 합쳐 막강한 팬덤으로 탄생
 
‘미스터트롯’ 팬덤은 결속력이 강하다.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연령대가 다양해 정보 공유가 빠르며 추진력이 강하다. 

 

‘미스터트롯’ 탑6을 응원하는 팬들이 가입한 ‘뉴에라프로젝트’ 카페는 매일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의 소식이 올라온다. 뉴에라프로젝트 활동에 불만이 생기면 팬덤은 단체 항의를 한다. 

응원하는 가수에 대한 부당 대우라고 판단하면 즉각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내가 응원하는 가수, 내가 보호한다는 의중이 강하다.  지금 ‘미스터트롯’ 탑6은 팬덤의 지원에 힘입어 쑥쑥 성장하고 있다. 연령대를 아우르는 팬덤이라서 사회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인기의 지속성에 관하여 

‘미스터트롯’ 팬덤의 지속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각종 방송과 CF까지 섭렵한 광고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것이 연예계 초유의 관심사이다. 

지금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팬덤의 영향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팬덤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 사랑이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남녀노소 팬덤 활동에 참여하면서 팬덤 숫자가 커졌다.  

하지만 현재의 팬덤만으로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지금처럼 최고의 전성기를 유지할 수 없다. 팬덤의 상승세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트롯 스타는 얼마든지 배출될 것이며, 현재 트롯으로 편중된 방송도 언젠가 다른 유행으로 갈아탈 것이다. 

‘미스터트롯’이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사랑은 한계가 있다. 트롯 가수는 트롯을 불러야 하는데 지금 ‘미스터트롯’ 출연진은 트롯을 부르지 않고 있다. 각종 스케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연 프로그램은 방송국의 수익 창출을 위해 존재한다. 통상적으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다는 말이 있다. 경연 프로그램의 천국인 대한민국.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지만 그들 중에서 지금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스타. 폭을 더 넓혀서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스타는 몇 명이나 될까. 

트롯 가수라면 트롯을 부르고 신곡을 발표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이 설 무대는 없다. 신곡 발표도 없다. 국민적 사랑을 받는 연예인일까. 실력파 트롯 가수일까. 분명 실력파 트롯 가수인데 노래보다는 다른 일정이 많다. 1년 뒤, 10년 뒤 ‘미스터트롯’ 출연 경력이 어떻게 쓰일까. 심히 걱정스럽다. 

‘미스터트롯’ 탑6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송 ‘사랑의 콜센타’는 다른 출연진들을 섭외하는 방송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니 제외하자. ‘미스터트롯’ 탑6이 신곡을 발표하며 트롯 가수의 생명력을 이어나갈 길이 있을까. 

지금 팬덤이 고민하는 것은 트롯 신곡 없는 방송용 연예인 이미지를 굳히는 것이다. 트롯 가수는 트롯 노래를 부를 때 가장 멋있는데 다른 쪽으로 흐르는 듯하다. 트롯 가수냐, 화제성이냐. 트롯 가수의 만능 엔터테이너가 가능할 것이냐. 확신 없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포스트21 뉴스 

[포스트21 뉴스=오현진 기자]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의 흥행으로 예능 강자가 된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 사랑의 콜센타’가 시청자들과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7월 16일 방송된 ‘사랑의 콜센타’ 16회는 20.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에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돋보이는 1위였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불만은 쌓여만 가고 드디어 폭발했다. ‘사랑의 콜센타’ 방송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골수팬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스터트롯’의 영향력을 어떻게 이용할까 

‘사랑의 콜센타’는 ‘미스터트롯’ 경연에서 국민 투표와 심사위원 점수를 집계해 선정된 TOP7이 출연하고 있다. 현재 김호중을 제외한 TOP6 즉 임영웅, 영탁, 이찬원,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가 출연하고 있다. 

‘미스터트롯’이 방영되면서 탄탄하게 형성된 팬덤이 주요 시청자층이다. 문제는 주요 시청자층의 뜻과 ‘사랑의 콜센타’의 방송 내용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사랑의 콜센타’는 매번 ‘특집’을 강조한다. 선배 가수가 나와 2~3곡을 기본으로 부른다. TOP7과 대결 구도(이제는 TOP6)는 여러 번 나왔다. 

2시간 정도로 방송 시간은 긴 편이지만 모든 출연진의 완곡을 듣기엔 벅차다. 거기에 재미있는 유머 요소를 넣으면 출연진 모두가 마이크를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생각한 묘안이 ‘듀엣’이다. ‘미스터트롯’ 출연진의 인기를 그대로 갖고 가면서 다른 가수들의 팬까지 끌어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실은 달랐다. 지루하다는 반응도 꽤 많았다. 팬덤끼리 불편한 상황도 벌어졌다. 좋아하는 가수가 다른 시청자들의 거리는 멀어졌다. 어쨌든 ‘사랑의 콜센타’는 시청률을 챙겼으니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자칫 ‘미스터트롯 시즌2’의 인기를 깎아내릴 수 있다. 위험한 징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팬덤과 시청자, 둘 다 잡을 수 있을까 

경연 프로그램의 흥행은 늘 안티가 따라다닌다. ‘미스터트롯’도 마찬가지이다. TOP7 팬덤은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좌우하고 있다. 시청률이 보장되기 때문에 TOP7이 계속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일반 시청자들이 트롯 피로도를 호소해도 통하지 않는 이유다. 당분간은 TOP7 팬덤의 영향력이 클 것이다. 

‘사랑의 콜센타’는 TOP7 팬덤 위주로 시청률이 나오는 점을 잘 파악하고 있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한다. ‘다른 가수를 초대하는 방식’으로 대한민국 대표 트롯 방송사가 되기 위한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주요 시청자층이 원하는 바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가수를 한 무대에 세우려다 보니 무리가 따르면서 사건이 터졌다. 한 팀이 부른 노래가 예고편에는 나왔지만 본방송에 나오지 않아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에 대한 팬덤 사이의 갈등도 나타났다. 

‘미스터트롯’ 흥행 요소는 TOP7의 친밀감

‘미스터트롯’ 애청자가 많은 이유는 출연진끼리의 두터운 친분 영향이 크다. 서로 경쟁자로 보지 않고 동료로 보는 뜨거운 형제애가 있다. 경연 프로그램은 ‘악마의 편집’이 있지만 ‘미스터트롯’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서로 격려하고 형제처럼 지내는 모습이 훨씬 많았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면서도 다른 가수를 ‘차애’로 응원했다. 다 좋은데 그중에서 ‘원픽’이 있는 개념이다. 

이것은 ‘사랑의 콜센타’ 방송의 기대 수준을 높이는 요소다. 다른 가수가 아니라 TOP7만 출연하길 바라는 애청자가 많으니, 다른 가수가 반가울 리 없다. 시청률이 높은 ‘사랑의 콜센타’는 트롯 가수에겐 꿈의 무대다. 

이런 평판을 tv조선이 놓칠 리 없으니 갈등의 폭은 깊어져만 간다. tv조선 출연진은 트롯 장르의 대중화, 더 많은 트롯 팬을 끌어들이기, 트롯과 다른 장르의 교감 등을 목적으로 ‘다른 가수 초대’를 시도하지만 평가는 좋지 않다. 기존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이 난관이다. 

이는 TOP7 팬덤을 설득할 수 있는 방송을 못했다는 뜻이다. TOP7 팬덤을 설득할 수 있는 방송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tv조선 출연진의 기획력이 TOP7 팬덤에게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tv조선 출연진의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이 불만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른 가수들의 출연도 큰 화제가 되지 않았으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팬덤에 의지한 방식, 이대로 좋나 

특히 ‘사랑의 콜센타’는 전화로 시청자의 사연을 받아 꾸며진다. TOP7 팬덤은 전화 연결을 위해 종일 계속 전화한다. 한 사람이 몇 백통, 몇 천통씩 전화해도 채택되지 않는다. TOP7 팬덤은 오직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가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일상생활도 포기한 채 전화에 매달린다. 

힘들다고 TOP7 팬덤이 전화를 포기할 수 없다. 주제가 나오면 갖가지 사연을 만들어 계속 전화한다. 이렇게 열심히 전화해도 가수에 따라 분량 차이가 나타난다. 

그동안 방송을 보면 TOP7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가수가 더 많이 노래를 불렀다. TOP7 골고루가 아닌, 인기에 따라 방송 내용이 결정된다. 

tv조선의 편집에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TOP7 팬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tv조선은 TOP7 팬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제작진의 기발한 아이디어만이 해법이다. POST21 뉴스 

꼰대인턴 포스터 

[포스트21 뉴스=오현진 기자] 갑질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흔히 등장한 소재였다. 갑질을 대표하는 영화로는 ‘베테랑’이 있다. 무려 관객 1,300여만 명을 동원했다. 실제 벌어진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화제가 됐다. 

 

미디어 속 갑질은 비논리적이며 지극히 자극적이었다. 그 틀을 깬 것이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이다.  드라마 ‘꼰대인턴’은 박해진(가열찬 역)과 김응수(이만식 역)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라면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김응수 밑에서 온갖 수모를 겪었던 박해진은 이직한 회사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응수는 임원진 승진을 앞두고 좌천돼 우여곡절 끝에 박해진의 부하직원이 됐다. 

‘꼰대인턴’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흔한 제도로 정착하지 않았지만 ‘시니어 인턴’의 장점을 잘 살리면서 극적 재미, 공감을 유도해 수목드라마 제왕을 차지했다.  

직장인이 겪는 갑질이란 

직장인이 겪는 갑질의 종류는 다양하다. 사회적 정의와 도덕적 선을 넘는 갑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해서 참고 넘어가야 ‘사회생활 잘한다’는 갑질이 더 많다. 

‘꼰대인턴’에서 김응수의 갑질은 누가 봐도 부당한 권력형 갑질이었다. 반면 박해진의 갑질은 흔히 있을 법하고 지금 내가 겪었지만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수위의 갑질이었다. 

손종학(안상종 역)은 전형적인 직장 상사에게서 볼 수 있는 갑질을 연기했다. 손종학은 박기웅(남궁준수 역) 라인으로 사회생활에서 줄을 잘 서는 직장 상사를 연기했다. 

고건한(오동근 역)과 박아인(탁정은 역)의 갑질은 텃새 정도로 볼 수 있다. 인턴이나 신입사원은 입사하면 새로운 조직에 적응해야 한다. 적응 과정에서 누구나 선배 직원에게 갑질을 당할 때가 있다. 

‘직장생활은 다 그렇다’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참을 수밖에 없는 위치라서 약간의 부당함은 견디는 사회 초년생이 많다. 

을질도 만만치 않다 

인턴으로 입사한 한지은(이태리 역)과 노종현(주윤수 역)은 요즘 젊은 세대들을 대변하는 을질을 했다.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상사의 억울함이나 분함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자신의 신조대로 행동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하며 행동했다. 

을질의 대표적인 피해자는 박해진이다. 여기에서 ‘꼰대인턴’이 지금껏 갑질을 다룬 드라마와 어떻게 다른지를 알 수 있다. ‘철이 없다’라는 표현을 빌려 말할 수 있겠다. 

박해진은 노종현을 보호해주려는 상사였다. 반면 노종현은 박해진이 자신의 기획안에 한 낙서를 보고 분노한다. 하나만 잘못해도 바로 돌아서는 을질의 모습이다. 갑질을 하는 상사가 마냥 갑질을 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 잘 드러난다. 

한지은 역시 짝사랑했던 박해진의 좋은 점을 다 알면서도 직설적으로 꼰대라고 말한다. ‘꼰대인턴’에서 박해진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은 ‘낀 세대’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윗선의 갑질에 시달리다가 이제 숨통이 트일 만하면, 부하 직원은 자신들의 주장만 관철시키려고 한다. 가운데 낀 박해진은 이곳저곳에서 수난을 당한다. ‘꼰대인턴’은 ‘낀 세대’에 해당하는 직장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미스터트롯이 참여한 OST, 돋보이는 화제성

‘미스터트롯’의 참여는 화제성이 돋보인다. ‘꼰대인턴’은 OST에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참여한다고 홍보해왔다. 트롯과 드라마 OST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미스터트롯 열풍에 의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있었지만 반응은 전혀 달랐다. 

가장 주목받았던 OST는 영탁의 ‘꼰대라떼’와 김희재의 ‘오르막길’이었다. 꼰대라떼는 영탁의 밝은 분위기와 경쾌한 가사로 직장인들의 마음을 충분히 대변했다. 영탁의 신나는 무대매너까지 더해져(꼰대인턴 방구석 팬미팅 방송) 화제가 됐다. 

김희재가 부른 ‘오르막길’은 리메이크 버전이었다. 이미 유명한 가수들이 불러 유명한 노래였으며, 김희재는 트로트가 아닌 발라드로 소화했다. ‘꼰대인턴’ 애청자라면 오르막길을 들으며 마치 박해진과 김응수의 관계를 떠올렸을 것이다. 

‘꼰대인턴’ 뮤직비디오에도 쓰러진 김응수를 박해진이 엎고 뛰는 장면, 해고를 당한 김응수를 박해진이 찾은 장면이 등장한다. 가사처럼 함께 박해진과 김응수는 함께 오르막길을 오르는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꼰대인턴’은 마지막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드라마 성적이 좋지 못했던 MBC에 ‘꼰대인턴’은 분명한 선을 제시했다. 진짜 시청자가 원하는 드라마가 무엇인지 ‘꼰대인턴’ 흥행을 통해 느꼈을 MBC가 어떤 드라마로 찾아올지 작은 기대감을 가져본다.   

펭수 인스타그램 캡쳐

부캐릭터가 매력적인 이유 

[포스트21 뉴스-오현진 기자]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쏘아올린 공이다. 우리 사회는 부캐릭터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 부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속마음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 것일까. 

작년은 EBS 펭수의 해였다. 사람이 펭귄 인형의 탈을 쓰고 들어가 펭수를 연기하고 있다. 펭수의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 TV’는 구독자 수만 213만 명에 달한다. 

펭수 신드롬은 부캐릭터에 숨겨진 욕망이 숨어있다. 갑질이 만연한 사회에 펭수는 돌직구를 날리는 캐릭터, 힘든 사람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 초인 1월 27일 공개된 ‘펭수에게 전수 받는 면접 100% 통과 노하우’ 편에서 펭수는 “저 선배님 보러 왔어요”라는 말에 취업준비생은 눈물을 보였다. 

“저처럼 고민하는 사람 진짜 많다. (함께 방송을 하는 것이) 과분하다”라는 말에 펭수는 “충분히 자격 있다. 선배님이 도전하시고 준비하신 거다. 이렇게 열심히 하셔서 오늘 같은 기회가 있는 것이니 절대 과분하게 생각하지 말라”라며 위로했다. 

이러한 펭수의 멘트가 감성을 자극해 지금까지 인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취업준비생을 질책하는 것에 너무 익숙하다. 미디어에서는 그들의 마음과 눈물을 위로하기보다 정확한 수치로만 평가한다. 

취업준비생에 대한 콘텐츠는 오직 취업률과 경쟁률, 연봉이다. 사람이 아닌 펭수의 눈에 이런 세상은 비정상이었다. 취업준비생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만 펭수의 눈에 들어왔을 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부캐릭터에 기대하는 점이 생긴다. 

차마 입 밖으로 못 꺼내는 것, 사회적 통념에 무응답하며 따라가는 것. 그런 세상에 익숙해서 참았던 것을 부캐릭터로 발산하고 싶은 욕망.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부캐릭터에 이입하는 것이다. 

펭수 신드롬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대신해주는 것에서 오는 대리 만족에서 출발했다. 

부캐릭터의 흥행 전도사, ‘놀면 뭐하니’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이 여러 분야의 일을 배우면서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다룬다. 유재석은 라면을 끓이고 치킨을 튀기고 하프를 연주하다가 트로트를 노래하고 이제는 이효리, 비와 같이 1990년대 감성이 가득한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효리 인스타그램 캡쳐

유재석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마다 이름이 바뀐다. 유고스타, 유산슬, 유라섹, 유르메우스, 닭터유 등 부캐릭터 이름도 기발하다. 

이번에 이효리와 비가 참여하면서 각자 부캐릭터를 확정한 사연을 살펴보자. 이효리는 린다G, 비는 비룡으로 정했다. 특히 이효리는 부캐릭터 이름을 정하면서 과거 자신이 했던 발언을 다시 반박해 웃음을 자아냈다. 

“광고를 찍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는 이효리. 지금은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린다G는 광고를 찍는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효리의 유머에 “왜 그때와 지금 말이 다르냐”라는 반응보다 “진짜 웃긴다”라는 반응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펭수와 이효리의 공통점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에 있다. 부캐릭터의 인기 요인은 ‘하지 말라’라는 금지가 넘치는 사회에 대한 반항이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고 싶은 꿈이 있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도전을 포기한 사람들. 과거에 한 발언을 번복하기 두려운 사람들. 

열심히 하면서도 억압된 분위기에 용기를 잃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이 부캐릭터이다. 

연예인들이 두 가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부캐릭터 열풍이 분다고 볼 수 없다. 부캐릭터를 통해 대신 희열을 느끼는 대중이 많다는 뜻이다. 

왜 희열을 느낄까. 연예인들은 부캐릭터로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할 수 있다. 반면 대중은 부캐릭터로 살 수 없다. 오늘도 가면을 쓴 채로 사회에 순응하고 잘못된 체계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가둬두고 천편일률적인 방향을 향해야 살 수 있는 사회. 그 틀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 가혹하진 않았을까. 부캐릭터에 열광하는 모습이 마냥 행복한 일만은 아닌 듯싶다. 

  
[매거진 포스트21=오현진 기자] 최근 방송된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 회자되고 있다. 논란에서 벗어나며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배경에 대해 분석해본다. 

미스터트롯 출연진의 올바른 활용법, 미운 우리 새끼 

매주 일요일에 방송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는 도마 위에 자주 오르는 프로그램이다. 그 논란의 기점은 ‘진짜 리얼’이냐가 있다. 

결혼하지 않은 자녀의 일상을 부모와 시청자가 지켜보는 포맷이지만 여행이나 친목 위주 내용이 등장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쓴소리가 나왔지만 시청률은 높았다. 

최근 방송된 장민호, 영탁 편이 시청자가 진정 원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가 매주 본방 사수한다. 

영탁은, 앞서 출연한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형 같은 모습이었다. 한참 어린 김희재, 이찬원 앞에서 농담을 던지며 챙기는 모습이 보였다. 영탁은 늘 방송에서 그래왔다. TV조선 ‘아내의 맛’에서도 남승민과 정동원에게 노래를 가르쳤다. 

‘미스터트롯’ 방송 당시도 출연진과 돈독하게 지내며 선의의 경쟁을 이끌어낸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이렇게 든든한 맏형이었지만 영탁 역시 형이 좋은 동생의 면모가 있었다. 

장민호 앞에서는 너스레를 떨며 환하게 웃었다. 식사를 차려주면 싹싹하게 비웠고 “우리가 펭수보다 인기가 많대”라며 현재 얻고 있는 인기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장민호의 무대의상을 자연스럽고 능청스럽게 얻는 모습은 웃음 포인트였다. 그동안 장민호와 영탁은 같이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노래를 주로 부르면서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수준에 그쳤다. 가수 본연의 모습에 충실했다. 

오랫동안 트로트를 같이 부르며 의지했던 장민호와 영탁의 관계를 확인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미운 우리 새끼’는 두 사람 사이의 끈끈한 우정이 드러났다. 장민호가 차린 식사를 믿고 먹는 영탁의 모습 그 자체가 큰 의미였다. 

장민호 집의 거실에서 서로 마주 보며 과거를 이야기하는 모습, 실은 비슷한 내용이지만 두 사람이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대화 속에서 다시 확인하며 진심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영탁의 집으로 이동해 신곡 ‘읽씹안읽씹’을 연습했다. 무대의상을 선물받은 영탁은 장민호에게 선글라스를 선물로 줬다. 방송이라서 연출한 것이 아니었다. 

서로 무대의상과 소품을 나눠 쓰며 힘든 시절을 견뎠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한 장면이다. 영탁과 장민호의 관계가 얼마나 끈끈한지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영탁은 자신이 손수 꾸민 공간에 대해 설명하면서 “형이 처음이야”라고 말했다. 

녹음실은 방송에서 여러 번 공개됐지만 집 전체는 꼭 공개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그러나 영탁은 장민호 앞에서 자신의 집을 구석구석 소개했다. 시청자들은 영탁의 생각을 어렴풋이 짐작했고 과거를 유추했다. 

거추장스럽거나 화려한 미사여구가 필요 없었다. 화장실 문이 닫히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밝게 웃으며 할 수 있을 때까지, 영탁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까. 

그리고 “장민호에게 받은 사랑을 동생들에게 내리사랑으로 베풀고 있다”면서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김희재에게 선물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민호는 별말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큰 인기를 얻었지만 거만하지 않고 동생을 더 챙기게 돼 기쁘다고 말하는 영탁을 바라볼 뿐이었다. 

장민호의 눈빛만 봐도 시청자들은 가슴이 찡했다. ‘미스터트롯’ 출연진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지금도 방영되고 있다. 대부분 자신의 과거와 현재 노력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수준, 신곡 연습하는 수준에 그친다. 

‘미운 우리 새끼’는 ‘미스터트롯’ 출연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영탁과 장민호가 과거에 대해 대화하는 방면은 19.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는 두 사람의 진심에 응답했다. 

말 많고 탈 많던 1박2일, 이제 종지부 찍었다 

KBS 2TV ‘1박2일’은 이번이 시즌 4이다. ‘1박2일’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메인 PD로 발탁됐다. KBS는 지상파 중에서는 최초로 이소정 기자를 ‘뉴스9’ 메인 엥커로 발탁했다. KBS가 여성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지도 반영됐겠지만 최근 방송된 ‘1박2일’으로 방글이 PD의 능력이 검증됐다. 

그동안 방송된 ‘1박2일’은 방송 베테랑들이 출연해 경쟁하면서 자극적으로 흘러갔다. 몸으로 웃기는 개그, 심리전이 치열했다. 방송 전문가들의 순발력과 재치가 넘쳤지만 불편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1박2일’ 시즌4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 경력이 많지 않은 멤버들로 꾸몄다. 분량이나 멘트 욕심, 더 웃기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사라졌다. 지나치게 과열하는 분위기도 없다. 

그 중심에는 연정훈이 있다. 배우인 연정훈은 ‘1박2일’에서 외모의 망가짐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게임에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결과는 처참해도 연정훈은 화를 내거나 찡그리거나 막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웃고 왜 못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얼굴 담당인 김선호는 배신을 고민하면서 허당끼를 발휘한다. 나름 예능 프로그램 경력이 있는 딘딘과 라비는 능숙한 듯 보여도 2% 부족한 매력을 발산한다. 

예능감이 충만한 문세윤은 출연진들이 잘 어울리며 프로그램이 잘 전개될 수 있는 역할을 잘 소화한다. ‘1박2일’에 계속 출연했던 김종민은 한결 표정이 편안하다. 출연진의 합은 그동안 봐왔던 시즌과 결이 다르다. 

‘1박2일’의 마스코트는 복불복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극과 극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지난주 방송된 ‘당일퇴근 특집’은 제작진의 철저한 계산에 출연진 모두가 속았다. 

해남 주조장에 가는 멤버는 1명이지만 제작진은 철저히 보안에 부쳤다. 방글이 피디는 들리는 휴게소마다 복불복을 하며 출연진을 들었다 놨다. 출연진과 의리를 지키는 연정훈이 뒤도 안 돌아보고 퇴근했고 딘딘은 담당 작가와 얼싸안으며 퇴근의 기쁨을 누렸다. 

주말 예능 프로그램은 대개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해 더 과감한 소재를 선택한다. 비하하거나 희롱하는 것도 예삿일이다. 웃길 수만 있다면 뭐든 하는 주말 예능은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반면 시청자가 원하는 것과 프로그램의 본질을 지키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은 장수하고 있다. 최근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와 ‘1박2일’은 수없이 폐지를 거듭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다름을 확실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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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21=최현종 기자]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28.4%(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뻔한 불륜 소재를 어떻게 풀었기에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을까. ‘부부의 세계’ 히트 요인이 궁금하다.  

시청자가 바라는 것은 지지부진한 아침드라마가 아니었다

부부 사이에서 바람과 외도는 죄다. 도덕적으로 하면 안 되는 행동이다. 수많은 드라마가 바람과 외도를 다루고 있지만 ‘부부의 세계’ 만큼 깔끔한 맛이 없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바람, 외도는 서로의 피 터지는 싸움으로 귀결된다. 아니면 부모님, 형제 또는 자매의 괴롭힘이 반복된다. 음식으로 사람을 괴롭혀, 진지해도 웃음이 터지는 장면도 등장한다. 

결혼 전 만난 사람이라는 전제가 깔려도 ‘마음이 없는 결혼’이란 전제가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부부의 세계’만큼 투명한 드라마가 없었다. 김희애(지선우 역)-박해준(이태오 역)의 불화에 관여한 가족은 딱 2명이다. 시어머니와 아들 전진서(이준영 역) 뿐이다. 

사돈에 팔촌까지 엮이면서 불륜 증거를 잡고 편이 갈려 싸우는 구성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부부의 세계’가 사랑받았던 대표적인 이유로 꼽고 있다. 

시청자는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는 부정(不貞) 소재의 드라마가 보고 싶다. 그러나 별별 사람이 다 얽히고 피해 주인공이 계속 지기만 하다가 종영을 앞두고 이기는 ‘일일드라마’ 형식에 질렸다는 뜻이다. 

시청자가 원하는 강한 자극은 주변 인물을 둘러싼 긴장감이었다. 채국희(설명숙 역)가 김희해와 박해준 사이에서 시소를 타거나 서이숙(최회장 아내 역)이 보이지 않게 김희애를 지지하는 구성, 윤인조(차도철 아내 역)의 얄미운 짓, 정재성(공지철 역)의 지극히 현실적인 리더 모습이다. 

인물 사이의 쫄깃한 관계에 빠지면 공포영화처럼 짜릿함이 느껴진다. 

야해도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부부의 세계’는 2회를 빼놓거 19금으로 방송된 드라마다. 그야말로 ‘어른들의 드라마’였다. 드라마 초반 김희애-박해준, 한소희(여다경 역)-박해준의 베드신은 시청자들을 홀렸다. 단순히 배우들의 옷을 벗겨 노출하는 베드신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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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준이 김희애, 한소희를 바라보는 시각이 베드신에 그대로 담겼다. 박해준에게 김희애는 지켜야 하는 가정과도 같았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 베드신이 전개됐다. 장소도 부부 침실에 한정됐다. 

반면 한소희와는 속도감이 있다. 베드신에서 ‘자유로운 영혼’이 표현됐다. 드레스룸에서 박해준은 한소희에게 사과하며 달려드는 장면은 후에 나타나는 베드신을 연상케 한다. 김희애는 박해준과 이혼한 후에 부부침실에서 벗어난 곳에서 베드신을 촬영했다. 

이는 박해준이 예전에 한소희에게서 느꼈던 자유로움을 김희애에게서도 느꼈음을 의미한다. 다른 의미로 보면 김희애는 영원히 박해준과 재결합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김희애는 가정과 신념, 자신이 꾸민 세상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그런 김희애는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된 박해준을 용납했더라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 따라서 김희애는 박해준을 완전히 자신의 인생에서 도려내는 계기에 지나지 않았다. 

박해준의 폭력, 가정폭력의 심리 

박해준은 두 번의 가정폭력으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가정폭력은 만취한 상태로 하는 폭행, 죽기 직전까지 때리는 폭행, 끝없는 의심에서 나오는 폭행으로 인식한다. 

반면 ‘부부의 세계’ 속 폭행은 이성을 잃은 박해준이 중심이다. 김희애가 전진서를 죽였다고 착각하게 만든 상황에서 박해준은 가정폭력을 휘두른다. 친아들을 죽였다고 믿었기에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었다. 

박해준의 두 번째 폭행은 전진서가 제니(한소희가 낳은 딸)를 괴롭혔다는 오해에서 시작됐다. 박해준은 도벽, 학교폭력 사태를 김희애 대신 한소희가 해결한 것이 내심 못마땅하다. 

만약 전진서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김희애는 한소희 앞에서 망신당할 필요가 없었다. 박해준이 김희애를 향한 안타까움이 전진서의 폭행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비친 가정폭력은 나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에서 그쳤다. 능력이 없고 가족에게 짜증을 내며 늘 화풀이하는 사람. 일하기 싫어하고 사기를 잘 치는  사람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내용이 많았다. 

실제로도 많은 가정폭력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부부의 세계’의 가정폭력은 박해준에게 기대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크기의 양심으로 묘사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부부의 세계’에서 끝내 풀리지 않은 점이 있다. 이학주(박인규 역)를 죽인 범인이다. 김희애가 거짓 알리바이로 박해준을 보호했지만 암시적으로 이학주는 박해준이 죽인 것으로 묘사됐다. 엄청난 미스터리가 있는 것처럼 보여주다가 갑자기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전개는 아쉬웠다. 

이무생(김윤기 역)이 여전히 김희애의 옆을 맴돈다는 설정도 무리가 있다. 

마지막회에서 한 여자만 바라보는 청순남인지, 안타까운 동료애로 남은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이무생은 인터뷰를 통해 “인간 이무생이라면 지선우를 2년 동안 기다리지 못했을 것 같다. 고백하고 차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성공한 여성의 이혼, 자신의 방식대로 가정을 지킨 능력 있는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도 담겨 있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은 불필요하거나 부도덕한 일이 아니다. 이혼녀도 당당히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 

이무생의 출연 분량을 늘리지 않아도 얼마든지 암시로 남길 수 있는데, 조금의 여지도 보이지 않았다. 김희애의 스토커로 등장한 김종태(하동식 분)은 “안심하는 순간 훅하고 뒤통수를 맞는 것이 인생이다. 산다는 것은 불안의 연속이다. 알고 보면 남의 불행은 잠시 잠깐 자기 위안 삼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부부의 세계’가 한 가장의 불륜이 여러 사람과 엉키면서 벌어진 과격한 에피소드를 다룬 드라마를 총정리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의해 제멋대로 해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불륜에 의한 남의 불행으로 끝까지 이득을 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당사자들은 로맨스를 외치는 불륜의 끝자락이 ‘무(無)’라는 점은 안타깝게도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적이지 않은 불륜이라서 더 열광했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평론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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