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21 뉴스=박윤선 기자] 총 88개의 건반과 연결되어 있는 해머로 현을 두들겨서 곡을 연주하는 타현악기인 ‘피아노’. 피아노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은 천연소재로 제작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피아노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변화하는 온도와 습도를 세밀하게 체크하고 음악적, 수학적 과정을 통해서 음률을 적합하게 맞출 수 있는 피아노 조율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가운데 어쿠스틱 피아노만이 가지고 있는 감미로운 음율을 지키고자 외길인생을 걸어온 이가 있다. 바로 와이뮤직의 양홍용 대표다.
피아노 조율사로서 획을 긋다
군대 휴가 중에 들른 서점에서 조율 서적을 우연히 보게 된 이후부터 조율의 매력에 흠뻑 빠진 양 대표. 그는 업계 최연소 나이로 대학과 대학원의 강단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며 지금은 서울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서 학생들의 귀를 열어주고 있다.
지난 얘기지만 독일 스타인웨이 본사 아카데미에서는 강사들에게 기술을 인정받아 독일어만 현지인처럼 할 수 있다면 바로 같이 일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전속조율사, 동덕여자대학교·대학원 전속 조율사, 계원예술고등학교 전속 조율사, SK아트리움 전속 조율사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양 대표는 외국인 최초로 베트남 국립 음대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조율에 관해 세미나를 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외국인 피아노 테크니션이 베트남에 초청되는 것은 학교 뿐만 아니라 하노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라고 말하면서 “하노이 오페라하우스 최초 한국 피아니스트 오케스트라 협연 때도 조율초청을 받아 직접 조율과 조정, 정음을 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율의 필요성과 중요성
아무리 좋은 피아노라도 연주를 거듭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상될 수밖에 없다. 특히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많은 사용이 없어도 잘못 관리하면 피아노에 심한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주기적으로 수리와 복원을 진행해야 한다.
만약 피아노의 음향판이 손상된 경우라면 전체 현을 풀고, 튜닝핀을 뽑으며, 몸통에서 프레임을 내린다. 이후 손상된 음향판을 복원하고 다시 프레임을 몸통에 올린다. 하나하나 튜닝핀을 박고, 현을 걸고, 여러 번의 조율을 거쳐서 피아노의 음향판이 원래 가지고 있던 좋은 울림을 낼 수 있도록 한다.
해머의 경우는 특히 소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소리가 손상된 해머를 교체하려면 교체하기 전 원래의 소리를 들어보고, 기억하고 손끝에 느껴지는 느낌 또한 하나하나 기억하며 피아노 자체의 울림까지도 기억해야 한다. 이후 새 해머로 교체한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최상의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한음, 한음 들으면서 새 해머 하나하나 소리를 다듬고 해머가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소리로 그리고 피아노가 울릴 수 있는 최상의 소리로 변화시킨다.
“단순한 교체와 복원은 같은 맥락이지만 아주 큰 차이가 있다. 갖추어지지 않은 기술력으로 단순한 교체만 하는 경우 오히려 손대지 않는 것만 못하다. 실제로 현장에서 잘못된 수리가 되어있는 피아노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긴 시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은 흉내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소리를 듣는 능력은 물론 음악에 대한 이해, 기술에 매진한 노력과 시간, 그 시간을 거쳐 축적된 기술이 있어야 하며, 그 기술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복원이다.
피아노 조율사라는 자부심
“피아노 조율사는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소리를 느낄 수 있어야 하며 연주자와 음악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조율은 이론보다 실습이 중요한 분야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조율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양 대표는 하나하나 시간과 공을 들여 피아노의 복원을 마친 후 건반을 누르고 소리를 확인할 때, 그 피아노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소리와 울림이 귀에 들리면 그만큼 행복하다고 말한다. 최근 피아노 시장의 흐름이 바뀌면서 관리하기 까다로운 어쿠스틱 피아노보다는 전자 피아노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피아노 조율사들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양 대표를 포함한 수많은 조율사는 주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해 기술을 공유하고 있으며, 질적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양 대표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피아노 조율과 구조론 교육을 위해 학교 수업과 온라인 컨텐츠를 잘 조합하려고 시도 중이며, 그에게 배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출강을 나가고 있다.
20년간 쌓은 자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음악 전공자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는 양 대표. 그는 현재 난해하고 어려운 조율의 이미지에서 쉽고 재미있는 조율의 이미지로 변화시켜 대중들에게 널리 보급하려는 노력을 꾀하는 중이다.
이처럼 진정한 예술가로서 그리고 피아노 조율사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조율의 필요성을 많은 이에게 알리려는 양홍용 대표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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