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야중학교 여중훈 동문회장 퇴임, 폐교 위기였던 물야중학교 활성화의 1등공신 :: 포스트21 뉴스

물야중학교 여중훈 전 동문회장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점점 개인화 되어가는 오늘날 젊은이들은 출신 학교나 지역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으나, 자칫 나고 자란 지역의 고마움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이런 와중에 폐교 위기였던 학교를 지역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학연’의 올바른 선순환 사례를 보여준 인물이 있다. 바로 물야중학교의 여중훈 동문회장이다. 그는 지난 2020년. 의미깊었던 제8대 동문회장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학연의 올바른 선순환. 물야중학교를 구한 선배들

학연, 지연, 혈연. 대한민국에서 언제나 안 좋은 의미로 쓰이던 단어들이다. 공공기관과 정부기관에서는 어떻게든 학연과 지연으로 이어지는 부정과 부패를 끊어내려 노력하며 투명한 경영을 약속하고 있다.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가 이런 탓에 동문회를 비롯한 동창회 역시 젊은 세대들에게는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물야중학교 동문회는 다르다.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에 위치해 있는 물야중학교는 한때 지역에서 하나뿐인 중학교로 시골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던 지역의 중심 교육기관이었다. 하지만 2016년,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교육청으로부터 폐교대상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다. 

 

물야중학교 전경 이미지

“날벼락 같은 일이었죠. 물야중학교 총동문회는 주기적으로 서로 연락을 하며 친분을 이어오고 있었어요. 처음부터 그리 큰 학교는 아니라 동네친구들, 이웃사촌들이 대부분 물야중학교 동문이었거든요. 그런데 우리의 꿈과 추억이 담겨있는 중학교가 폐교 위기라니. 다들 크게 걱정하며 사태를 반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야중학교 총동문회의 노력으로 물야중학교 폐교 논의는 훗날로 미뤄졌지만, 사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총동문회는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인근 영천에서 ㈜호정산업이라는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여중훈 대표를 8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2019년 1월에 선임되었던 그는 2020년 12월. 2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지원사업으로 학교 활성화 위해 힘써

2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여중훈 회장은 물야중학교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 모교의 발전과 재학생 유치를 위해 총동문회의 예산 상당량을 배정했고, 다양하고 특색있는 지원 활동을 추진했다. 입학식과 졸업식 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의 시설과 환경을 마련하는 지원사업도 펼쳤다. 물야중학교에서 견학이나 수학여행이 있다고 하면 직접 발 벗고 나서서 동문회에 연락, 매번 600만 원 가량의 금액을 찬조하기도 했다. 

“저희 동문회 밴드에는 약 1,000명에 이르는 동문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이들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물야중학교의 활성화를 도와주었기에 많은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어요. 제가 물야중학교가 있는 봉화군 인근에 있어서 동문회장이라는 직책을 맡았었지만, 마음만은 모두 같았다고 생각해요.”

 

이들의 마음이 통했음일까? 폐교 논의가 있었던 2016년에는 한 해에 3~4명의 입학생 밖에 없었지만 총동문회가 마음을 모은 이후에는 매년 8~9명의 입학생이 생겨나게 되었다. 특히 울진중학교에서 전학 온 최지우 학생은 테니스 주니어 국제대회를 석권, 학교의 이름을 빛내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도 총동문회 일원으로 물야중학교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물야중학교 총동문회는 매년 봄에는 등반대회, 가을에는 골프대회로 친목을 다지고 있다. 10월에는 전체 동문이 모교에 모여 지역주민들과 화합하는 의미로 체육대회 행사도 진행한다. 비록 2020년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많은 행사가 취소되었지만, 물야중학교 활성화를 위한 동문들의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2년 동안 총동문회를 이끌며 힘겨운 시기를 견뎌온 여중훈 회장은 2020년 12월을 끝으로 무거운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폐교 논의까지 갔던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소임을 맡아 잘 이끌어온 그는 지난 2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많은 얼굴들, 추억들이 스쳐 지나가네요. 폐교 논의부터 코로나 19까지. 저는 물론이고, 우리 물야중학교와 총동문회 모두에게 힘겨운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해 슬기롭게 헤쳐나왔다고 생각해요. 퇴임을 해서도 총동문회의 일원으로 물야중학교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스로 물야중학교 후배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선배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는 여중훈 회장. 그의 맑은 웃음을 보며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참 선배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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