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예술문화에 시간이 더해지면 명품이 된다
[매거진 포스트21=유우주 기자] 공산품이라는 이름아래, 기계가 만들어서 예술혼이 담겨 있지 않은 생산품들이 우리의 생활 속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통적인 작품의 세계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 오래 기억에 남고 간직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적 가치가 있다.
이러한 시대적인 가치를 고수하며 전통공예를 꽃 피우고 있는 한 사람이 있으니 그는 바로 보리수 한지마을의 김현숙 대표(작가)다.
세월이 흐를수록 빛이 나는 한지
한지는 닥나무의 껍질을 원료로 만드는 우리나라의 전통 종이다. 닥나무의 인피 섬유를 주 원료로 만드는 한지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종이의 원료인 목재 펄프에 비해 섬유의 조직이 튼튼하고 질기다.
그리고 산성도가 일반 종이에 비해 월등히 중성에 가깝기 때문에, 세월의 풍파에도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세월이 지날수록 결이 고와지는 종이다.
뿐만 아니라 한지를 만들 때 쓰는 식물성 원료인 닥풀로 종이를 붙이며 만들기 때문에 섬유질 사이 사이마다 잘 붙어서, 종이의 결을 좋게 만들어 준다. 이런 장점을 지닌 한지로 만든 공예품들은 질감이 질겨서 내구성이 좋고, 천연 염색으로 도색한 외형은 부드럽고 은은한 느낌을 선사한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아낸 한지공예
자극적이지 않은 천연 염색으로 청·적·백·흑·황 오방색을 내고 우리 민족의 고유의 점과 선으로 은은하게 꾸며낸 것이 우리 서민들의 정서를 닮아있다.
가볍고 실용적인 특징 덕분에 버선장, 화초장, 갓집, 반짇고리 등의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이 예로부터 공예품으로 만들어졌다. 보리수 한지마을 김현숙 대표는 책꽂이, 명함첩, 바구니, 쟁반, 악세사리같은 작은 소품부터 장롱과 같이 큰 가구까지 수천가지의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느리고 손이 많이 가는 한지 공예품을 만들면서 정신 집중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정신 수양이 된다고 한다. “작품 하나하나에 나의 혼이 들어가지 않은 작품이 없다.”는 김현숙 대표의 말에 저절로 수긍이 되는 이유일 것이다.
운명과도 같았던 한지와의 조우
김현숙 대표는 한 가정의 내실을 책임지는 평범한 주부였다. 우연히 아이들과 함께 구경한 한지공예의 아름다움에 빠져 취미로 시작했던 한지공예였다.
어렸을 때부터 수채화 그리기를 즐겼던 김현숙 대표의 예술가적 풍모는 한지공예를 만나자마자 폭발하기 시작했다. 끊임없이 자신의 예술적 혼을 담아 작품에 담아내고 남편과 아이들을 대동하며 우수한 한지공예품들을 직접 찾아가 관람하는 것을 생활화 했다.
문양과 디자인에 관한 끊임 없는 연구를 하는 한편, 머리로 생각한 문양이 작품에 온전히 나올 때까지 뜬 눈으로 밤을 샌 적이 많을 정도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통적 가치와 모던한 현대적인 자연스러움을 더한 민족 고유의 감성을 잘 녹여낸 예술가라는 평을 듣게 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만학도로 송원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한지공예지도사, 한지공예 강사, 전통한지공예 사범, 한지공예 1급 지도교사 취득 등 끊임없는 배움을 이어왔다.
아동미술 교육자 2급, 실기교사(디자인) 교원, 보육교사 2급, 문화예술교육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해서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에 출강하고 지역에서 열리는 체험 학습프로그램이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김현숙 대표의 예술가적 능력과 전통문화를 지키는 공로가 인정되어 대한민국 공예예술대전 대상, 한국 공예문화공모대전 특선, 대한민국 문화관광상품대전 특별상, 국제현대미술우수작가 특별전 우수상 등 셀 수 없이 많은 수상 경력을 추가했다.
이렇게 끊임없이 달려온 결과 2월에는 오색한지공예 ‘명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전승되어야 할 우리의 전통공예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전시회에 참여하는 한편, 중국에서 해외전시도 하며 전 세계에 한지공예의 예술성을 전파하고 있는 김현숙 대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김현숙 대표는 전통공예의 가치를 지키고, 계승하기 위해 힘이 닿는 한 최대한 많은 강의, 전시회를 열어 대중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우리 것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이나 단체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그 중에서도 전통이 끊어지지 않기 위해 어린 학생들에게 공예를 지도할 수 있는 교육기관의 협조가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하는 김현숙 대표의 말에서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한지는 만들 때, 한 겨울에 찬물로 만들어서 세균과 박테리아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 한 겨울에 100가지의 과정을 겪는 고행을 거쳐 만들어내서 ‘백지(百紙)’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듯이, 깨끗하고 오래가는 명품 종이가 탄생하는 과정은 험난하고 오래걸리는 길이다.
이처럼 굳이 험지를 묵묵하게 걸어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장인’이라 부른다. 김현숙 대표의 한지공예의 길 또한, 뜬 눈으로 밤을 새며 작품 하나하나를 자식같은 마음으로 품어낸 외길이다.
명품 재료와 그것을 만들어내는 명품 손길이 합쳐진 한지 공예품을 단순히 효율성과 가성비로 평가해야 하는가? 이런 물음을 뒤로 한 채, 김현숙 대표는 오늘도 열심히 대중들과 소통하고 작품 세계에 뛰어든다. 그녀의 장인 정신 가득한 작품들을 오랜시간 감상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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