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포스트21=김민진 기자] 어린 시절의 꿈을 뒤늦게 이룰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가진 이가 충북 보은에 있다. 바로 30년 넘게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최근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우송영농조합법인의 김규백 전무이사다.
그가 이끄는 우송영농조합은 새로운 농촌의 모습인 6차 산업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냈다는 평을 받으며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제조와 가공, 유통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6차 산업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가 세상을 휩쓸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보다 편리한 생활, 보다 정확한 세상을 구현해낸다는 4차 산업 혁명이 시대의 화두가 되면서 농촌 역시 변모를 꾀하고 있다.
농촌의 변화모습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농업의 6차 산업화다. ‘6차 산업’이란 농촌 지역주민의 주도로 지역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여 제조, 가공하고 체험, 관광까지 이어지는 농업의 형태다.
쉽게 말해 지역에서 수확한 사과, 배를 이용해 즙이나 과일 등을 만들고, 이를 시민들이 체험하고 관광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다가올 미래, 새로운 농촌의 모습으로 주목받는 이 6차 산업을 국내에서 가장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 바로 김규백 전무가 있는 우송영농조합법인이다.
우송영농조합법인은 2016년, 보은군에 있는 과수재배농가 주민 16명이 출자하여 설립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농가에서 재배한 사과와 대추, 배 등을 즙을 비롯한 다양한 상품으로 가공하여 판매하고 있다.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과일은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어려워지는 농가를 살리겠다는 큰 의미도 품고 있다.
“영농조합은 기업과는 그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는 뜻이죠. 농사밖에 모르는 농민분들이 모여 만들어진 조합인 만큼 조합원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싱싱하지만 모양이 찌그러진 과일, 혹은 유통기한 내에 모두 팔지 못한 과일을 저희가 매입, 즙 형태로 가공해서 판매하는 형식입니다. 다시말해 우송영농조합의 제품을 구매하시면 지역 농가수익에 기여하시는 셈이 되는 거죠.”
친환경 농가로 지속적인 성장세 이뤄 내
우송영농조합은 2019년 6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충북 보은 농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올해 중국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며 해썹(HACCP) 인증을 비롯, 중국 상표등록까지 마친 우송영농조합은 최대 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6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며 각계각층으로부터 롤모델로 지목받고, 수익 면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우송영농조합이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모든 게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설립 첫 해, 이들의 매출은 5,400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꾸준히 지역 농가와 소통하며 친환경 재배방식과 다양한 가공방식을 시험한 끝에 2017년부터 2억 5,5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2018년에는 3억 4,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인 성장을 입증했다.
특히 2019년에는 2018년 대비 매출액이 74%나 증가하는 괄목한 성과를 창출했다. 과연 이들의 성장비결은 무엇일까? 일단 모든 원료가 되는 과일은 지역 조합원들의 농가에서 친환경으로 재배된다.
이렇게 재배된 과일은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고 설탕이나 방부제 같은 첨가물 없이 100% 자연재료로 착즙하는 NFC(Not From Concentrate) 방식으로 생산한다.
사과즙, 아로니아즙, 풋사과즙, 도라지즙, 황토배즙, 대추즙 등 우리에게 친숙한 과일들이 즙으로 재탄생하는 것. 여기에 2019년 전문 경영인으로 영입된 김규백 전무이사의 경영 노하우가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김규백 전무는 영입되자마자 월 8,000만 원의 고정매출이 보장되는 판매처를 확보하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보였다.
“지역 농가 발전과 번영 위해 최선 다할 것”
김규백 전무는 30년간 은행원으로 근무한 전형적인 경영인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우송영농조합의 전무를 맡게 된 걸까?
김규백 전무는 은행을 퇴직하기 2~3년 전부터 퇴직하면 귀향과 함께 제2의 꿈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도전은, 사과를 생산하고 가공, 유통까지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저는 그래서 대학을 식품가공학과를 가려다 더 큰 뜻을 품고 농업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당시만 해도 농업이 낙후되어 있어서 생산, 가공, 유통까지는 큰 벽이라고 느껴져 용기를 낼 수 없었던 거죠. 퇴직 첫해는 사과농사만 지으면서 가공을 연구하고 있던 차에 우송 박영호 대표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공공장을 설립하는 것 보다 마을기업인 우송과 함께라면 개인적인 이익보다 마을에 재능을 기부한다는 생각이 들어 우송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목표와 서원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도전을 즐기는 김규백 전무. 그와 우송영농조합은 지금까지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지역 농가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6차 산업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찬사를 받고 있는 우송영농조합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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