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농장 오장훈 대표, “감귤을 재배하며 인생의 단맛을 알게 됐죠” :: 포스트21 뉴스

홈런농장 오장훈 대표 선수시절

밀려드는 주문에 이벤트로 준비한 상품, 수시로 완판
인스타그램 통해 소식 들은 야구팬들 성원 이어져 

[포스트21 뉴스=편집부] 짜릿한 묘미를 선사하는 야구선수에서 입안 가득 청량함을 선물하는 농사꾼으로 돌아온 홈런농장 오장훈 대표를 만났다. 그는 야구공 대신 감귤을 손에 꼭 쥐고 농장에서 야구팬들과 만나고 있다. 

올해로 감귤농사 4년 차를 맞이했지만 완벽히 적응한 것은 물론, 새로운 관광산업 아이템까지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농업인 오장훈 대표와 새콤달콤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여름 처음 만나는 ‘야구와 함께하는 감귤농장 체험학습’

신종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요즘,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이동이 편리해 언제든지 떠날 수 있고 즐길 거리가 풍성해 친구, 연인, 가족 단위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제주에 가면 꼭 먹어야 하고 선물로 사야 하는 대표 농산물이 있다. 감귤과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은 제주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농산물이다. 직접 농장에 방문해 체험하는 이색 관광 코스도 인기가 많다. 오장훈 홈런농장 대표는 야구선수 출신 경험을 살려 올여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 홈런농장 

오장훈 대표는 “야구팬들을 위해 홈런농장에서 ‘야구와 함께하는 감귤농장 체험학습’을 펼친다. 야구장 콘셉트로 진행된다”며 “전 동료 선수들의 도움으로 전국의 모든 프로구단 유니폼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야구와 함께하는 감귤농장 체험학습’은 야구게임 체험존, 스트라이크 던지기 등 오락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으며 야구복과 장비, 밀짚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는 포토존 행사 등으로 구성됐다. 여름철 뜨거운 열기를 막는 자동 차광막을 설치해 시원한 날씨 속에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인생의 9회말 2아웃에서 만난 감귤 농사, 역전 홈런 치다 

홈런농장은 야구를 좋아한다면 꼭 들려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지난 2016년 당시 두산 베어스로 이직한 오장훈 홈런농장 대표는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야구팬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상실감을 느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감귤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밑에서 성실함을 배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고 2009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야구선수로서 성공을 앞둔 상황이었지만 순탄치 않았다. 

퓨러스리그 타격 3관왕, 올해의 선수상 수상 등 달콤한 순간은 잠시였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하며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지만 마운드 위를 내려와야 했다. 

오장훈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투수 전향 후 1군에 한 번 더 올라가 후회는 없다. 지도자를 생각했지만 가족을 위해 고향인 제주도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홈런농장 오장훈 대표

아버지가 피땀 흘리며 개척한 감귤농장의 대를 잇기 위해서였다. 야구공 대신 손에 착 감기는 감귤을 잡았다. 대통령 표창을 받을 정도로 능력이 뛰어난 아버지는 말없이 오 대표의 어깨를 토닥였다. 

부자가 힘을 합쳐 하우스 4,000평, 노지 6,000평 규모의 농장을 운영하며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 감귤 등을 재배하고 있다. 그에게 당도가 높아 인기가 많은 맛의 비결을 묻자 “막걸리, 미생물, 생선아미노 발효액 등 친환경 비료를 사용해 나무의 뿌리를 튼튼하게 해준 것”이라고 귀띔했다. 

제주 향기가 가득한 홈런농장 

제주에 내려오면서 가장 좋은 것은 가족과 같이하는 시간이 많다는 점이다. 자녀들은 제주의 맑은 바다와 자연 속에서 뛰어다니며 해맑게 웃었다. 제주도의 태양 아래 감귤과 다양한 과실은 달달하게 익어갔다. 

오장훈 홈런농장 대표가 고향으로 돌아온 것을 반기는 것처럼 파도는 시원하게 몰아쳤다. 야구장이 아닌 홈런농장에서 오 대표는 제주가 주는 모든 것을 누리며 인생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제공 홈런농장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식을 들은 야구팬들, 제주 과일을 좋아하는 고객이 홈런농장을 응원하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에 이벤트로 준비한 상품은 수시로 완판되고 있다. 올해 설명절 선물용으로 준비한 레드향, 한라봉 상품은 품절됐다. 

그는 ‘홈런농장’이라는 그라운드에서 계속 홈런을 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야구선수에서 삼남매의 아버지로 소박한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했을 때의 기분은 어땠을까. 그리고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오장훈 홈런농장 대표는 “한 번이라도 더 가서 가꾸고 물을 뿌리고 있다. 매일 밭에 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며 “2군에서 홈런왕이 되었지만 1군에서 아쉽게도 되지 못했다. 농사로 평생 홈런을 치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성공하기 위해 모두 도시로 향했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미래 유망산업으로 농업이 손꼽히고 있으며 수완이 좋고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젊은 세대가 대한민국의 농업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사진제공 홈런농장

오장훈 대표처럼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농사에 접목하고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로 보답하는 젊은 농업인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오 대표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속에 야구선수로 살아있다. 인생 2막에 만난 감귤 농사로 시원한 역전 홈런을 친 멋진 야구선수로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POST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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