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리그, ‘KBO’ 무관중 경기 지속하며 국민들의 지친 마음 위로해 준다. :: 포스트21 뉴스

출처 크라우드 픽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코로나로 모든 프로 스포츠 리그가 멈췄을 때, 사람들은 저녁에 야구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슬퍼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잠시 안정세를 찾았을 때 하나 둘 프로 스포츠가 개막을 하게 됐는데, 이 중에서도 유독 KBO리그의 개막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한국에는 농구, 축구, 배구 등 다양한 프로 스포츠 리그가 있는데, 사람들이 유독 야구 리그에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재미? 아니면 탁월한 리그 운영으로 인한 성공? KBO의 성공비결에 대해 알아보자.

좋지 않았던 시작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리그인 KBO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흥행을 거듭한 건 아니다. 처음 창단했을 때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연고팀들이 각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인기를 영위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해태 타이거즈, 경남을 기반으로 한 롯데. 이들은 지역을 넘어서 전국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프로야구의 성장을 이끌었다. 1990년대까지 야구는 큰 기복 없이 성장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1997년, IMF 사태 이후로 야구의 인기는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한다.

IMF로 한국 경제는 순식간에 붕괴해 버렸고, 야구를 주로 즐겼던 중산층 성인 남성들은 야구장에 갈 경제력을 잃게 되었다. 여기다 프로야구 흥행의 1등 공신이라 불렸던 롯데 자이언츠 역시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여 관중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프로야구는 더 없는 위기를 맞이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사람들은 야구보다는 축구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였고, 연달아 이어진 올림픽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설상 가상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구가하던 롯데와 기아 등의 구단은 부진한 반면, 연고지를 옮기며 철새라는 시선을 받던 현대가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야구계는 비난 여론에 휩싸여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2006년에는 독일 월드컵이 예정되어 있어 야구에 대한 관심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재도약으로 비상, 한국 최대의 프로 스포츠로 우뚝!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가른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06년, 3월에 개최된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한국 야구를 살렸다. 이 대회에서 한국 야구는 신들의 리그라 불리는 메이저리그 올스타인 미국 대표팀을 물리치며 4강에 진출했다. 

여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 금메달을 딴 이후 한국 야구의 위상은 높아져 갔고, 덩달아 프로야구의 인기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팬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고, 이에 따라 인프라도 확충, 프로야구는 지금과 같은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현재 프로야구는 축구의 7배 이상, 농구의 10배 가까운 시장 규모를 가진 한국 최대 리그로 중계권도 1100억을 자랑할 정도다. 

프로야구가 WBC와 올림픽의 좋은 성적을 기반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하지만, 축구 역시 월드컵 4강이라는 엄청난 쾌거를 이룩한 바 있고, 농구 역시 농구대잔치와 함께 2002년 아시안 게임 대역전극 등 흥행을 이뤄나갈 요소가 충분했다. 그런데 왜, 유독 야구만이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걸까?

KBO의 인기 비결은?

KBO는 다른 스포츠보다 어린이와 여성 팬들이 많은 리그다. 온라인 티켓 구매 고객 중 여성 비율이 43%를 넘을 정도. 1990년대 중반 수려한 외모를 가진 LG 구단 선수들이 몰고 온 신바람 야구와 2000년대 초반 국제 경기를 계기로 유입된 팬들이 대부분이다. 

KBO는 이 팬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쉽게 부르기 쉬운 응원가를 만들었고, 구장에는 편하게 먹고 마시면서 볼 수 있는 좌석을 마련했으며, 구단 별로 스타 플레이어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시류에 따라 유입된 라이트 팬을 고정 팬층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거기다 연고지에 얽힌 각 구단의 정체성도 한 몫 했다. 롯데 하면 부산이 떠오르고, 한화 하면 대전이 떠오른다. 

이건 다른 스포츠 구단도 마찬가지지만, 야구만의 특이점은 구단 이름에 지역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명은 대중들에게 익숙하여 크게 거부감이 없지만, 구단명에 지역 이름이 들어가면, 그 지역 이외에 살고있는 팬들은 거부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실제로 한화의 경우 한 때 유니폼에 대전이라는 이름을 넣었다가 다른 지역 팬들의 반발로 빠진 적이 있다.  야구의 흥행은 한 때의 운으로, 시류를 잘 타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구단 측의 피나는 마케팅과 노력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결과다. 이를 벤치마킹 삼은 배구 리그가 매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 

코로나로 인해 각종 프로리그가 위축세에 접어든 지금도 프로야구는 무관중 경기를 지속하며 국민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있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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