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웨이 제재 교훈 삼아, 한국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 ::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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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화살, 일본의 화살... 항상 경계해야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2018년 3월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세계 경제대국의 입지를 누가 더 확고히 하는지, 추후 세계 경제를 누가 이끌어 가는지에 대한 강대국 간의 경쟁이고, 총칼없는 전쟁이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미중 무역분쟁이었지만, 지난 15일, 미국이 화웨이 추가 제재를 발효하면서 다시금 전쟁에 불이 붙고 있다.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세계는 하나가 된 지 오래. 화웨이 제재는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통신장비 1위 기업, 화웨이

먼저 화웨이가 어떤 기업인지부터 알아보자. 화웨이는 화위기술유한공사로 1988년 설립되었다. 통신장비와 전자제품 제조에 특화된 기업으로 공기업은 아니지만 중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사실상 공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는 기업이다. 

화웨이는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이 된 지 오래로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전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통신장비는 전 세계 1위의 자리를 석권한 기업이다. 매년 기록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화웨이는 작년, 한 때나마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1위에 오르기까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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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이 어마어마한데도 비상장 기업으로 남아 있다는 특징이 있으며, 사실상 공기업이기에 중국 정부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방법을 취해 업계에서도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이 기업에 미국은 예전부터 족쇄를 채우려 노력해 왔다. 기나긴 제재의 시작은 2019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화웨이 제재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는 화웨이가 공정경쟁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비판에 따르면 화웨이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각종 지원을 바탕으로 초법적인 행위도 거리낌 없이 저지르고 있다. 

여기다 중국 정부의 힘을 등에 업고 해외 파트너들에게 기술 이전을 강요하기도 하고, 기술만 쏙 빼먹고 나머지는 자국 내 공장에서 처리하는 등 상도의에 어긋난 짓도 스스럼 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은 이러한 이유로 2018년 말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를 은행 사기 등 13개 미국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체포, 구금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본격화되었다. 

2019년 5월에는 미국 내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막았고, 올해 5월에는 미국 기술을 사용해 화웨이의 반도체를 만들 때는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제재를 추가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트럼프는 화웨이의 자회사 38개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고,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를 이용해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이 블랙리스트 기업과 거래를 할 경우,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사실상 미국의 기술로 만들어진 반도체가 화웨이에 납품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전자기기에 필수로 쓰이는 부품인 만큼, 미국의 이 조치가 전자기기 시장에 적지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잠깐은 손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득?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2위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이번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들은 이제 화웨이에 마음대로 반도체를 팔지 못하게 되었다. 당연히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들을 비롯해 반도체를 취급하는 기업은 미국 정부에 화웨이와의 거래 허가 승인 요청을 한 상태이긴 하지만, 이 요청이 승인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고객을 잃은 반도체 기업들에게 빨간불이 켜졌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이 무역분쟁이 우리에게 이득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당장 스마트폰의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워낙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다 보니, 화웨이를 대체할 업체는 많다는 것이 그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이나 공급력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단순히 최대 고객 중 하나를 잃는 수준이라 당장의 손해는 금방 메꿔진다는 것이다.  오히려 화웨이가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에 물량을 쌓아놓기 위해 엄청난 양을 주문해서 단기적으로는 호황이라는 분석도 있을 정도다.

최근 전 세계에서 자국의 이익을 반영하는 무역분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한국 역시 최근에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글로벌화로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전 세계가 하나가 된 지 오래지만, 각국의 자국민, 자국 기업 우대정책은 시간이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글로벌화를 무기로 경제를 압박하는 이러한 행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화살, 일본의 화살이 언제 한국을 겨눌지 모르는 상황.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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