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포스트21=김민진 기자] 홍콩이 뜨겁다. 1년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위 때문이다. 홍콩 시위는 홍콩의 경제와 문화, 모든 것을 마비시켰다.
한 때 국제 금융허브로 기능하며 투자자들의 천국이라 불렸던 홍콩의 경제적 지위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 흔들리는 금융허브 홍콩의 위상은 어디까지 떨어졌으며, 한국은 그 대체제가 될 수 없을까?
아시아 최고의 금융허브, 홍콩
홍콩은 전통적으로 아시아 최고의 금융허브로 기능해 왔다. 2015년 세계 경제포럼은 홍콩을 전 세계 3위의 금융 센터라고 발표했다. 700만 인구에 불과한 홍콩은 어떻게 아시아 최대 금융허브가 될 수 있었을까?
홍콩은 1841년부터 1997년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중국에 반환되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자본주의의 물결을 제대로 맞은 지역인 셈.
영국은 홍콩을 국제도시로 키우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이를 양도받은 중국은 홍콩을 통해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려 했다.
그 결과 홍콩은 금융과 무역의 천국이 되었다. 규제는 적어졌고, 해외 자본은 몰려왔다. 지금도 홍콩에는 세금이 거의 없다. 어느 나라나 거두고 있는 법인세와 개인세 역시 굉장히 적은 수준.
기업의 성장이나 사업에 방해가 되는 규제책 역시 중국 본토에 비하면 현저히 약하고, 한국과 비교해도 자유로운 수준이다. 이처럼 사업하기가 워낙 좋은데다가 세계 글로벌 기업이 거의 다 모여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홍콩의 금융시장은 언제나 호황이었다.
오늘날 홍콩은 1조 달러의 글로벌 투자 자금이 모여 있는 금융도시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초, 시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시위로 인한 금융허브의 위기
2019년 3월, 홍콩 정부는 중국 본토로의 강제 송환을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이 발의되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홍콩 경찰은 자국 내에 있는 모든 개인을 수색할 권리를 얻게되고, 증거 수집을 위해 사유지에 진입할 수 있으며 자산 역시 압수, 동결할 수 있다.
이에 학생들을 주축으로 법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결국 법안은 철회되었으나, 이 시위는 더욱 광범위한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으로 진화하였다.
중국 정부는 이에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내세우며 강경책을 내세웠고, 시위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1년 3개월 가량 지속되고 있는 시위는 홍콩의 모든 것을 마비시켰고, 이는 당연히 경제적 효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6월부터 홍콩 증시에서 중국 거대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연기하거나 취소했고, 글로벌 기업들은 홍콩을 탈출할 생각까지 하고 있다.
2019년 홍콩의 국내총생산(GDP) 역시 1.3% 감소하며 내수 경제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는 상황.
미국은 그간 홍콩에 보장해 온 국제도시로서의 특수 지위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실제로 미국이 홍콩의 특수 지위를 제한하면 홍콩은 이제 금융허브가 아니라 그냥 일반 대도시화 될 것이고, 홍콩에 진출한 기업들은 철수를 논의할 여지가 크다.
이른바 헥시트(Hexit) 현상의 도래다. 홍콩의 위기에 주변 국가들은 각자 나름의 대응방안을 모색하며 홍콩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회를 노리는 도쿄, 싱가포르, 서울은?
가장 먼저 홍콩의 자리를 노린 것은 도쿄다. 도지사가 직접 홍콩의 헤지펀드 운용회사와 접촉, 홍콩에서 철수하는 회사들을 도쿄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대다수의 글로벌 자본이 빠져나간 상태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홍콩의 빈 자리를 노리는 것. 싱가포르 역시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며 홍콩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한 때 동북아 금융허브를 자처하며 국제금융허브 세계 6위를 자랑했던 서울은 후보에 끼지도 못했다. 현재 한국의 경쟁력 순위는 전 세계 33위로 아시아에서도 10위권에 간신히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 대신, 지역과 서울의 균형발전을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대다수의 국내외 전문가들은 서울이 과거의 금융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금융인프라 조성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어 있지만, 홍콩의 위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금융허브의 몰락. 그 빈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더라도, 준비하고 대비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할 수 있지 않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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