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사전청약, 무엇이 문제인가? :: 포스트21 뉴스

 

[포스트21 뉴스=김민진 기자] 부동산은 한국인에게 언제나 최고의 투자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덕분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나올 때마다 사회가 시끌시끌하다. 여느때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번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일관되게 부동산 규제를 펼쳐왔기 때문에 그 영향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6.17 부동산 정책 이후 부동산은 쉽게 살 수도, 팔 수도 없게 되었다. 정책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진 것이다. 

다주택자들 뿐만 아니라 무주택자들 역시 피해를 받고 있다는 국민들의 의견에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정부가 직접 주관하는 공공분양 사전청약을 실시한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과연 사전청약은 무엇이고, 실효성은 있는 것인지, 알아보았다. 

사전청약이란?

사전청약은 정부가 주도하는 부동산 공급 계획의 일환이다. 정부는 최근 집값 상승세의 근본 원인이 공급 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다. 

완전히 새로운 제도라는 인식이 많지만 사실은 11년 전인 2009년에도 한 번 실시된 제도다. 사전청약이란 본청약 1, 2년 전에 청약을 미리 진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미리 확보한 일부 분양예정 주택에 대해 실시하게 되며 사전 당첨자가 본 청약까지 자격을 유지하면 당첨이 확정되는 식이다. 

 


최근의 부동산 정책으로 20, 30대들이 공포에 질려 집 매수에 나서는 패닉바잉(Panic Buying) 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실시되는 제도로 무주택자들이 일반 민간분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사전청약

사전청약은 여러모로 민간 분양과 다르다. 일단 100% 공공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가격이 민간분양에 비해 30% 정도 저렴한 편이다. 여기에 사전청약은 특별공급 양이 많지 않은 민간분양과 달리 특별공급 비중이 85%에 이른다.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다자녀, 노부모 부양 등의 자격을 갖춘 이들이 당첨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뜻이다. 내년 7월부터 시작되는 사전청약은 꼭 거주지가 대상지가 아니어도 신청할 수 있고, 사전청약에 당첨된 이후에도 다른 민간청약에 추가 지원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에게는 좋은 기회로 다가온다. 

본 청약보다 1~2년 앞당겨 청약을 실시함으로써 집에 대한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로 시행되는 제도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사전청약이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제도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기약없는 기다림인가?

일단 정부가 내놓은 사전청약 물량 대상지가 수도권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2021년 사전청약 물량은 약 9,000가구. 여기서 일정이 확인된 서울 인근 물량은 내년 7~8월 분양이 예정되어 있는 노량진역 인근 200가구와 위례 300가구 정도가 다다. 

남양주에 2400가구, 부천에 2000가구로 대단지 청약이 예정되어 있으나, 모두 서울 도심과는 거리가 있는 구역이라 인기가 덜하다. 신청한다고 무조건 붙는다는 보장도 없다. 

가점으로 운영되는 청약 시스템 상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대 중 후반, 40대 초반은 되어야 한다. 이 점을 감안해 생애 최초 주택 마련 특별 공급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으나, 그래도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거기다 사전청약의 대상지 중 상당수는 인근 주민들이나 부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전청약이 된다고 해도 그 곳이 실제로 청약이 되어 아파트가 준공될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라는 것. 

거의 4년을 내다보고 청약을 하기에는 당장의 집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전세가는 치솟고 있고, 매매 물량은 줄어들고 있는데, 4년 후에 지어질지 확실하지도 않은 아파트 분양만을 바라보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내년이면 사전청약 제도가 시작될 것이다. 내집 마련이 모든 중산층의 꿈인 시대가 도래한 지금, 사전청약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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