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불교 지향하며 대중과 함께 호흡하다
[포스트21 뉴스=구원진 기자] 자비와 보시로 끊임없는 이타행을 실천하며 사부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스님이 있다. 부여 대연각사 회주를 맡고 있는 진원 불일 스님이다. 불일 스님의 선행은 이미 많은 보도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부여군 17개 읍면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잔치 한마당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고, 백제의 얼이 서려 있는 부여의 특성을 고려해 ‘백제 문화제 수륙대재 천도제’를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진도 체육관을 찾아 그들의 슬픔을 함께했으며, 49제와 100일 기도로 범국민 합동 수륙대재를 추진하기도 했다. 2010년부터 자비의 쌀 108포대를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전해왔고, 지난 정월대보름에는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며 자비의 팥시루떡 21말을 준비해, 부여군청과 읍사무소, 보건소, 경찰서, 소방서, 요양원 등 총 1,680여 명에게 전달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대전역을 찾아 노숙자들을 위해 탁발 모금을 하고, 전국 팔도를 돌며 인연이 되는 중생들을 만날 때마다 바랑에 묵직하게 넣어 다니는 경전을 나눠주며 불법을 전하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
이렇듯 중생들과 호흡하며 실천하는 불교를 지향하고 있는 불일 스님이 지난 사월 초파일 부여 대연각사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법회에 참석한 이근명 회장과 마주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근명 회장은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돌아가실 때까지 그 옆을 지킨 수행비서실장이다.
현재는 현대그룹을 퇴임하고 인천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기념사업회 지부장을 맡고 있고, 더불어 농아인들을 대표하는 인천 농아협회 회장직을 역임하며 지역 사회 나눔 및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 그가 초파일을 맞아 대연각사 불일스님을 만나러 온 것이다.
불일스님이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과 같은 해주 최씨이고 2대 독자로 태어나 출가해 중생들을 위한 자비와 보시의 행을 실천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서다. 여러 가지 관심사를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기에 두 의인은 이날 처음이지만 처음 같지 않은 만남을 가졌다.
페치카로 불렸던 영웅 최재형 선생을 찾다
이근명 회장은 자신의 삶을 회상하며 스님과 함께 마음을 나누었다. 이근명 회장이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기념사업회 지부장을 맡게 된 것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과 함께 벌목사업으로 시베리아를 방문했는데, 이때 최재형 선생의 공적에 대해 알게 되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항만 공사를 진행하며 남몰래 선생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정초석을 심었는데, 이것이 최근에 발견 돼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초석에는 ‘현대건설 정주영’, ‘by 이근명’이 새겨져 있다. 러시아의 관계자들은 최재형 선생의 업적을 기리며 이근명 회장을 찾아왔고, 그 과정에서 항일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가 국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함께 이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념사업회 지부장’을 맡게 되었다.
이 회장은 “최재형 선생은 러시아에서 페치카로 불렸는데, 페치카는 러시아말로 ‘겨울의 난로’라는 뜻으로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온정을 베푼 훌륭한 인물이고, 안중근 선생과 김구 선생을 뒤에서 도와준 든든한 조력자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훌륭한 독립운동가”라고 소개했다.
이근명 회장의 덕행에 탄복하다
불일 스님은 이 회장이 농아협회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일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인천에만 약 3만4,200여 명의 농아인이 있고 전국적으로는 40만 명인데, 이 회장은 “그들의 귀가 되고 입이 되어 줘야겠다는 간절함에 농아협회장을 맡게 되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가 됐지만, 내년에는 농아인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 중이고 이를 위해 기업들로부터 소정의 스폰을 받아 놓은 상태다. 또 인천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당에도 농아인 3명을 직접 고용하는 등 농아인들의 취업에도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이 회장의 미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육군 17사단의 종교 사찰인 호국 불사에 일주일에 한 번씩 350인분의 고단백 식사를 제공한 것.
코로나19로 작년에는 많이 줄었지만 매년 약 4억5천만 원을 지원한 셈이다. 이 회장은 “최근 17사단 신교대 병력자원이 줄어들어 이 사업은 작년 말에 끝났다”며 직접 짊어지고 다녔던 그 시간을 추억했다. 불일스님은 나눔과 봉사로 보시의 행을 다하고 있는 이 회장의 아름다운 선행에 탄복해 칭찬했고, 이 회장 역시 대중 속에서 자비를 베푸는 스님에게 감복해 귀의하며 공경의 마음을 전했다.
유튜브 채널 ‘불일스님 TV’ 운영
불일스님은 현재 유튜브 채널 ‘불일스님 TV’를 운영 중이다. 지난 초파일에 법문한 ‘석가모니 싯다르타의 생애와 해탈의 길’에 대한 영상도 올라와 있고, 전국 팔도를 돌며 만나는 명승지와 지역 문화 소개도 업로드 돼 있다. 최근에는 양평 두물머리와 두물경을 소개했다.
불일스님은 “선방에서 공부로 끝나는 불교는 오로지 개인의 만족과 영달로 끝나는 것”이라며 “대중 속으로 달려가 삶에 지치고 절망에 빠진 이들 곁에서 함께 호흡하는 것이 바로 실천하는 불교”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행하기 위해 전국을 돌고 있고, 그 과정에서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고장을 소개하고 있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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