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뮤직피아노 양홍용 대표, “청각훈련으로 조율 대중화 선도”
[포스트21 뉴스=김민정 기자] 소리는 누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선율이 달라진다.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마다 서로 다른 높낮이로 음을 다룬다. 최상의 울림을 위한 주문도 각양각색. 조율사는 연주자가 원하는 음색으로 한 땀 한 땀 정확한 음을 맞춘다.
와이뮤직 피아노 양홍용 대표는 피아노 조율가로서 악기는 물론 연주자와의 교감에 공을 들인다. 아름다운 선율로 최고의 무대를 완성하기까지, 조율사는 연주자와 소통하며 피아노 건반 위에 무수한 손길을 더한다.
피아노 연주부터 조율까지…호기심이 결국 ‘성공의 밑거름’
양홍용 대표는 유년 시절부터 클래식 아티스트의 꿈을 품었다. 일찍부터 일정 시간을 피아노 연주에 할애했으며 피아노 전공생이 되겠단 목표로 연습에 열정을 바쳤다. 진로를 변경하기 전까지 말 그대로 피아노의 매력에 푹 빠져 지냈고, 오작동이나 잡음 정도는 피아노 뚜껑을 열어 직접 해결하기도 했다.
양 대표는 “특히, 학창시절 가슴이 답답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물론 기분이 좋을 때에도 늘 피아노와 함께 했다”며 “88개 건반에 달린 해머로 현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피아노는 평소 내가 느꼈던 감정만큼이나 풍부하고 다양한 선율을 만들어낼 수 있어 위로를 받았고 힘이 됐다. 건반을 누르는 힘에 따라 음의 강약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 당시에도 피아노가 소리를 내는 원리와 구조가 궁금했지만, 그때만 해도 단순한 호기심에 지나지 않았다. 대학 입학 후 군복무를 위해 입대한 뒤, 휴가 중에 우연히 서점에서 집어든 책 한 권이 호기심을 열정으로 바꿔놨다. 남은 복무 기간에는 조율이론 공부에 빠져 지냈으며, 전역하고선 곧장 실습학원을 찾아갔다.
대학에 복학해서도 주말이나 방학 때 피아노 복원에 관한 실무과정을 익히며 틈틈이 프리랜서 조율가로 활동했다. 조율이란 기본적으로 피아노 소리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데, 그동안 연주를 소홀히 하지 않고 이어온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양홍용 대표는 “막상 조율을 파고드니, 이론보다 실습이 더 중요한 분야임을 깨달았다”며 “조율을 하면 할수록 그만큼 감각이 늘어 남들이 미처 느끼지 못하는 소리까지 잡아낼 수 있게 됐다. 이론과 경험이 조화를 이루려면 최대한 직접 손으로 다뤄보고 귀로 들으며 실력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20년가량 활동하며 피아노 조율가로 이름을 알린 양 대표는 현재 국내 유수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노 조율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동안 갤러리피아노팀 복원·수리담당 팀장, SK아트리움 전속 조율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전속조율사, 계원예술고등학교 전속 조율사, 동덕여자대학교·대학원 전속 조율 등의 경력을 쌓았다.
명성이 높아지면서 베트남 국립음악원으로부터 기술세미나 초청강사로 임명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학교에서 외국인을 강사로 초청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하노이 오페라하우스 최초 한국 피아니스트 오케스트라 협연 때도 양 대표가 조율을 맡아 빼어난 실력을 발휘해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인정받았다. 타고난 음악적 감각과 꾸준한 연습에 노력이 더해진 실력이 세계적인 피아노 조율사로 만든 것이다.
귀를 열고 청각 훈련해야 음색 표현 풍부해져
조율전문가인 양홍용 대표는 최근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피아노는 누구나 쉽게 배우고 다룰 수 있는 악기이지만, 어떤 원리로 소리 내는지 피아노에 관한 정보는 부족한 편이다.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서울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를 맡아 동덕여자대학교·대학원과 백석예술대학교 등으로 출강을 나가며 음악 전공자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양 대표는 “오감 중에 청각은 우리 예상보다 훨씬 예민하면서도 신비한 느낌마저 준다”며 “귀가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최대로 끌어 올려야만 단순히 ‘소리가 좋다’라는 식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으로 음색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소리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다른 감각기관과 달리 청각은 훈련을 통해 발달시킬 수 있다. 다양한 감각을 경험해봐야 비로소 소리와 음에 대한 표현이 풍부해지고, 연주자와 밀접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학교 수업과 온라인 콘텐츠를 접목해 더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의 구조와 선율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정 분야의 정상의 전문가가 되어 이젠 해당 분야에 관심과 흥미를 불러 모으고 싶다는 비전을 품기까지, 그를 진정한 예술인으로 이끈 건 오직 열정이었다. 포스트21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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