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이미지를 화면에 천착해 온 신중덕 화가(서양화), 서양 재료로 그린 동양적 연기론 시선 :: 포스트21 뉴스

신중덕 화가

생명의 이미지를 화면에 천착해 온 신중덕 화가(서양화)  
3월 23일~26일, 밀라노 아트페어 갤러리 PJ소속작가로 참가

[포스트21 뉴스=김민정 기자] 갤러리PJ 소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신중덕 서양화가가 오는 3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아트페어(Miart Fair)에 참가한다. 신중덕 화가는 그동안 일관되게 천착해 온 생명의 이미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존재의 그물망(Net of existence)에서의 상호연결성을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해왔다”며 “시간=공간의 콜라주 방법론으로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병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서양 재료로 그린 동양적 연기론

신중덕 화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거쳐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미국 버몬트 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2000/2001프리맨풀펠로우쉽), 1990년부터 2014년까지 한남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갤러리PJ(메츠, 프랑스) 소속 작가로 2022년 1월 프랑스에서 ‘Flocons de fleurs/눈꽃송이들’ 초대전을 열었다. 이어 2022년 10월 서울 마포구 MEK 빌딩 1층 M갤러리에서 초대전 등 국내·외에서 37회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주요단체 기획전으로 2019 KIAF(코엑스, 서울), 2021 Dijon Art Fair(디죵, 프랑스), Luxembourg Art Week(룩셈부르크) 2022, 아트광주22 등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성곡미술관, 겸재미술관, 홍익대 현대미술관, 대전 예술의전당, 대전KBS, 프랑스 Pommery 샴페인, 대전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그는 양자역학 등을 토대로 중첩과 반복 기법을 활용해 독특한 내면세계를 표현한다. 1987년 첫 개인전을 선보인 신중덕 화가는 초기에 추상 작품을 통해 예술성을 드러냈다. 

점차 화가로서의 삶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고민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작가는 자신만의 완성할 수 있는 특별한 작품으로 일련의 과정을 이겨냈다. 작가는 “회화의 본질은 생명에 대한 이미지를 드러내는 일”이라며 첫 개인전 이후 줄곧 생명의 세계를, 작품을 통해 다뤄왔다. 작품 명제도 ‘자기회귀’를 비롯해 ‘물질에서 생명에로’, ‘생명의 숨’, ‘생명률(the rhythm of life)’에까지 이르렀다. 

 

최근에는 ‘만화경(Kaleidoscope)’이라는 명제로 생명성의 표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신중덕 화가는 “회화가 특정 이념이나 철학을 표현하기보다는 화가가 가진 이미지를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모든 회화가 이미지 표현에 속하지만, 그는 생명에 대한 이미지를 밑바탕에 깔아두고 일정한 패턴을 통해 작품을 표현해왔다. 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그림 속 형태는 ‘생명률’이란 시리즈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형태를 쉽게 구별할 순 없지만, 일정한 문양으로 이리저리 옮겨 짜 맞추어 질서 정연하게 화면 바탕을 지키고 있는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 

공간과 공간 사이를 자연스럽게 채워나가듯 연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로 지워가며 일정한 유형의 흔적을 남긴다. 이때 배경은 그 본질적인 이미지를 살려내는 바탕 구실을 성실하게 해낸다. 마치 하나의 문양이 어우러져 독자적인 구조적 형태를 지니지만, 배경은 바탕으로써 위에 더해질 형상을 위해 희생하며 그것들과 결정적인 긴장 관계를 이루는 형태다. 신중덕 화가의 작품은 이러한 긴장 관계 속에서 질서 있게 변화해왔다. 초기에는 이 형태들이 일정한 규칙으로 반복되어 조형화되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좀 더 자유롭게 화면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작가는 “구조와 현상은 시간의 켜(층)와 결(무늬)과 같다. 전자가 시간을 두고 쌓인 퇴적이라면, 후자는 그 퇴적이 만들어낸 바탕이다. 따라서 구조와 현상은 이원적 구성의 전일적(全一的) 생성 원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작가는 본능적인 감각에만 의존하기보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왜’라는 물음표를 던지고 답을 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색채와 형상으로 대상의 해체 그리고 편집

오늘날 신중덕 화가는 식물을 통한 생명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채와 형상으로 인체를 해체하면서 그만의 독창적인 회화 양식을 창조하고 있다. 생명 결합을 이미지의 등장과 생략, 해체의 단계로 압축한 것. 사물을 기호로 표현하거나 ‘흑과 백’, ‘사물과 그림자’, ‘의식과 무의식’ 등 대비 형태로 나타나는 이 테크닉은 기하학과 추상적 양식의 혼합형으로 완성된다. 사물을 기본 조형으로 삼고, 인체의 이미지를 해체하면서 재편집하는 독특한 구성의 회화 양식이다. 

신 화가는 “아크릴로 처리한 밑바탕에 반복적인 콜라주를 더하고 그 위를 반투명 색감으로 옅게 덮어씌운 뒤 마지막으로 예정된 이미지를 집어넣는 과정으로 작업이 진행된다”며 “꼼꼼하고 계획적으로 특히 전면 회화의 성격과 이중 이미지를 균형감 있게 처리하기 위해 표현 방법이나 여백 등을 활용해 회화적 특성을 강조한다”고 말한다. 

 

그는 왜 새로운 회화 기법을 사용해 기존의 식물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체 형상을 해체하려는 것일까. 작가는 “인체 형상이 식물 이미지보다 더욱 강렬한 상상력을 가져다준다. 예술가는 창작자로서 결국 혼돈(chaos)으로부터 질서를 찾아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포스트21 뉴스 

+ Recent posts